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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년과 입장 바뀐 ‘원외 대표’ 홍준표의 도전
- 원내대표와 투톱 체제…‘원외 한계론’ 극복이 과제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자유한국당 홍준표 당 대표가 속전속결로 주요 당직자 인사를 마쳤다. 친홍(親洪) 체제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향후 당 혁신을 위한 장정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원외 대표로서의 한계에 직면할 것이라는 관측이 벌써 제기된다. 통상 당 대표는 현역 의원인 원내 인사가 선출됐다는 점에서 당 쇄신의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홍 대표가 당권을 쥐었지만 원외 대표라는 점이 태생적 한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인사청문회나 일반 법안 등 본회의 표결에 참여할 수 없고 상임위원회 활동도 할 수 없다. 이에 따라 현역 의원들과의 교감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 원외 대표로서의 약점이다.

`원외 대표`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향후 원내 현안에 있어 원내대표와의 조율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사진은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한국당 최고위원회의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원내 사안을 총괄하는 정우택 원내대표는 인사청문회ㆍ추경 등에 대해 강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가운데, 홍 대표는 취임 직후 새 정부의 발목잡기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뒤늦게 원내 입장에 동조하는 모양새로 수습에 나섰지만, 이미 엇박자를 냈다.

홍 대표는 전날 한국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원외위원장님들이 더 많다. 저도 원외입니다”라며 “의원들만 연수회를 하는 것보다 정기국회 전에 원내외가 같이 하는 연수회를 준비해달라”며 사무총장에게 주문하기도 하는 등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원외를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앞으로 당 대표와 원내대표의 투톱 체제로 당이 운영되는 과정에서 구주류의 지지를 받는 원내대표가 힘을 받게 되면 홍 대표와의 경쟁구도나 갈등이 초래될 수 있다.

이미 한국당의 전신인 신한국당 당시 이회창 총재 체제, 한나라당 당시 박희태 대표 체제를 겪은 바 있다. 이 전 총재는 재보궐로 국회에 입성했지만, 박 전 대표는 ‘셀프 공천’ 논란으로 당 대표를 던지고 출마했다.

박 전 대표는 당시 현역 의원으로부터 지도부 교체까지 압박을 받기도 했다. ‘원외 대표’의 한계점을 지적하는 당내 목소리가 대외적으로 알려지면서 박 전 대표의 출마를 유도했다는 평가다. 공교롭게도 당시 원내대표가 홍 대표였다.

원내대표에서 당 대표로 위치가 바뀐 홍 대표가 앞으로는 수세에 놓일 수 있다. 혁신위원회를 통해 당협위원장을 재심사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구주류에 속하는 당협위원장과 현역 의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한국당 관계자는 “원외 대표가 혁신위원장을 겸직하며 당 혁신에 나서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며 “위원장을 외부에서 데려오겠다는 것은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같은 원외 대표 한계론이 점차 힘을 얻게 되면 홍 대표로서도 내년 6월 지방선거와 같이 치뤄지는 재보궐 선거 출마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5일 정세균 국회의장을 만나 홍 대표가 “원외라서 원내 일은 잘 모른다”고 한 발언이 부메랑이 돼 당 대표 행보에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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