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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우슈비츠 관련 단체, ‘무개념’ 美의원 사과 거절…“역겨워”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폴란드 아우슈비츠 나치 강제수용소에서 중계 방송을 한 미국 공화당 의원이 ‘무개념 행동’으로 비난을 샀다. 결국 영상을 삭제하고 사과했지만, 아우슈비츠 관련 단체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5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클레이 히긴스 하원의원은 최근 아우슈비츠 수용소 내부를 담은 5분여 분량의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영상에서 그는 수용자들이 어떻게 구금돼 집단 학살을 당했는지 설명하는가 하면, 각종 고문도구와 가스실 등을 소개했다. 

[사진=클레이 히긴스 의원이 찍은 아우슈비츠 영상 캡처 화면]

그러면서 “이곳을 보면 왜 우리 국토안보가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우리 군이 막강해져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또 “인간의 잔혹성이 정말 충격적”이라며 미국 내 테러 위협에 대한 생각을 늘어놓기도 했다. 그는 “2차 대전 때보다 세계는 더 좁아졌고 미국에서도 언제든 이런 식의 테러 접근이 가능해졌다”면서 “이런 식의 공포, 가스실 같은 것도 미국을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아우슈비츠 박물관 측은 소셜미디어에 “모든 사람이 개인적 표현의 권리가 있다. 하지만 최소한 가스실에서는 애도의 침묵을 해야 한다. 이곳은 무대가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논란이 커지자 히긴스 의원은 성명을 내고 “나는 아우슈비츠의 메시지를 큰 겸손함으로 촬영했다. 아우슈비츠에서 살해된 사람들에게 경건한 경의를 표하고 악의가 존재하며 자유 국가가 이를 기억하고 강하게 서야한다는 것을 상기시키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내 메시지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들에게 고통을 줬고 그 때문에 슬픔을 느낀다”며 “아우슈비츠 비디오는 삭제했고 의도하지 않은 고통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상호 존중을 위한 안네 프랑크 센터(AFC)’ 측은 히긴스 의원의 행위가 “묘사를 넘어선 역겨움”이라며 사과를 받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스티브 골드스테인 이사는 “용서는 대중과 일상에 소중한 가치이지만 히긴스 의원은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는 놀라운 상황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히긴스는 감성 훈련을 받거나 새로운 일자리를 얻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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