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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르켈 vs 트럼프, G20 앞두고 기싸움 팽팽
-메르켈, 트럼프 보호무역 정책 재차 비판
-트럼프 덕(?)에 끈끈해진 獨中 “양국 경제협력 강화”
-출국길 오른 트럼프 “우리 돕지 않는 국가와 왜 무역협정 하나”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7~8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전부터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중국과 공동전선을 취하며 미국을 견제하는 한편, 트럼프의 보호무역 정책을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G20 참석 차 출국 직전 “우리를 돕지 않는 국가와 왜 무역협정을 해야하냐”며 메르켈에 대립각을 세웠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G20에서 주요 의제로 거론될 트럼프의 보호무역 정책을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이날 독일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세계화에 대한 미국의 시각은 ‘윈-윈(win-win)’이 아니라 ‘승자(winners)와 패자(losers)’에 관한 것”이라며 “(무역협정을 통해) 몇몇만 이익을 얻어서는 안되고 모두 참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G20 올해 의장국으로 ‘자유무역’의 가치에 방점을 찍는 메르켈 총리가 회의 전부터 트럼프의 ‘보호무역’에 맞서 맹공을 퍼부은 것이다. 

앙겔라 메르켈(왼쪽) 독일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게티이미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몇몇 무역협정을 ‘일자리를 죽이는 협정’, ‘재앙’이라고 비난해왔으며, 실제로 취임 직후 오바마 전 대통령이 체결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를 선언했다.

메르켈 총리는 트럼프의 미국과 소원해진 틈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공동전선으로 메우고 있다. 메르켈 총리와 시진핑 주석은 4일 독일 베를린에서 양국 정상회담을 갖고 경제협력을 약속했다. 그러면서 “경제 글로벌화를 함께 추진하자”며 트럼프의 보호주의에 공동으로 맞섰다.

메르켈 총리는 “중국과 독일의 경제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며 “우리는 상품뿐만 아니라 기술 분야에서도 더 많이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진핑 주석은 “우리는 양측의 노력 덕분에 중국과 독일의 관계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오스트리아 매체 디프레세는 “시 주석이 독일과 ‘운명공동체’를 촉진하려 한다”고 전했다.

메르켈 총리는 또 교수로 재직 중인 남편 요아힘 자우어를 동반한 채 시 주석 부부와 ‘사적인 만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우어 교수는 그동안 메르켈의 국제외교 현장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거의 없다. 이번 양국 정상의 만남이 얼마나 각별한지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WSJ은 “트럼프의 자유무역에 대한 협박, 파리기후협정 탈퇴 등 미국우선주의 정책으로, 나머지 세계 최대 수출국인 독일과 중국이 더 가까워지고 있다”며 “양측의 친밀함은 G20 회의에서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독일과 중국은 이날 몇 건의 계약을 체결했다. 독일 다임러 AG와 중국의 BAIC 모터스가 공동으로 전기차를 개발하는 프로젝트에 서명했으며, 지멘스와 중국 기업들 간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중국은 또 에어버스SE에 140대의 항공기를 주문했다.

독일은 향후 중국이 추진 중인 ‘신(新)실크로드’ 사업에 참여할 것을 약속했다. 중국과 유럽 간 국제 무역 채널을 따라 도로, 항만 등 인프라를 개선하는 이 프로젝트는 9000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메르켈을 위시한 국제적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마이웨이’를 고수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은 세계 역사상 최악의 무역협정들을 일부 체결했다”며 “우리가 왜 우리를 돕지 않는 나라들과 이런 무역협정을 계속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G20 참석 차 출국 직전 다시 한번 미국우선주의를 기반으로 한 보호무역 정책을 전세계에 천명한 것이다.

미 의회전문지 더 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외국 방문에서도 각국과 미국의 국익을 우선시하는 무역협상을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중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한미FTA 등을 집중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NAFTA는 재협상 절차에 들어간 상태고, 한미FTA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재협상 의지를 밝힌 상태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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