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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속으로-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돌아온 홍준표, 그의 과제는?
자유한국당의 새 대표로 홍준표 전 지사가 당선됐다. 이번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의 슬로건은 “달라질게요”였다. 이 슬로건처럼 자유한국당이 과연 달라질까? 이는 물으나 마나 한 질문이다. 생존을 위해서라면 달라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 달라지게 만들어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대두되는데, 이것이 바로 홍준표 신임 당 대표의 과제인 것이다. 이를 위해, 홍준표 신임 당 대표는 우선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 그런데 지지율을 올리려면 중도층의 지지를 획득해야 한다. 지금처럼 핵심 지지층에게만 어필하는 입장을 가지고서는 지지율을 올리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중도층의 지지를 흡수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바른정당과의 관계 설정 때문이다. 바른정당의 이혜훈 대표는 자강론자다. 반대로 홍준표 대표는 보수 통합론자다. 그래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연대 혹은 합당은 지금으로서는 고려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이다. 오히려 지금 두 정당은 경쟁 관계에 있다고도 할 수 있는데, 이런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바로 중도를 선점하는 부분이다. 즉, 중도층의 지지를 누가 선점하느냐가 궁극적으로 두 보수 정당 중 어느 정당이 우위를 점할 수 있는가를 결정할 요소라는 것이다. 이는 결국 보수 진영에서 누가 주도권을 쥘 것인가 하는 문제와 직결된다.

뿐만 아니라, 중도층의 선점은 대여 관계에 있어 자유한국당의 협상력을 높이는데도 중요하다. 즉, 중도층의 지지를 받는다는 것은 단순한 지지율 상승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대등한 입장에서 여당의 방향성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하는 기반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홍준표 대표가 본래부터 우리나라 헌법에 명문화 돼 있는 ‘사회적 시장경제’와 ‘사회 국가(sozial Staat)’를 주장하던 정치인이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 시장경제란 독일식 복지 국가의 근간을 제공하는 이론이다. 우리나라 헌법이 독일 헌법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우리나라 헌법에 이 부분이 명문화돼 있는데, 이 요소는 경제 민주화와 경제 정의 실천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그래서 홍준표 대표는 경제는 중도, 안보는 보수라는 스탠스를 잘 구현할 수 있는 대표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스탠스는 홍준표 대표의 또 다른 과제를 해결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또 다른 과제란, 홍 대표와 당내 친박들과의 관계를 말한다. 지금 현재 자유한국당내 최대 계파는 친박이다. 그런데 친박은 단순히 당내 최대 계파가 아니다. 친박은 당내 유일한 계파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인데, 이는 비박들 중 상당수가 바른정당으로 탈당을 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그래서 비박계로 분류되는 홍준표 대표가 이들 친박들과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가 하는 부분이 중요한 과제로 남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홍준표 대표가 앞서 언급한 ‘실용적 보수’ 혹은 ‘중도성 보수’를 지향할 경우, 친박들과의 일정 부분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데, 여기서 홍준표 대표가 어떤 전략으로 접근하느냐가 앞으로 자유한국당의 미래를 점치는데 상당히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홍준표 대표는 지난 대선과정이나, 이번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상당히 보수적인 입장을 취했었다. 대선 때는, 완전히 풍비박산된 보수들의 결집을 위해서, 그리고 이번 당 대표 경선 때는 대부분 당원들의 성향에 호응하기 위해서, 홍 대표가 상당히 보수적인 주장을 펼칠 수밖에 없었음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선전하려면 이런 입장을 가지고는 힘들다. 그런 점을 홍준표 대표는 잘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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