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박정화·조재연…국회 검증대 선 대법관 지명자들
‘여성·비서울대’ 박정화
‘사법행정권 남용’ 입장 등 변수

‘야간 고학생 신화’ 조재연
사건 수임내역 문제될 가능성도

문재인 정부 첫 대법관 지명자들이 국회 검증대에 섰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위원장 이찬열)는 4일 오전 10시부터 박정화(52·사법연수원 20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을 시작했다. 5일은 조재연(61·12기) 후보자를 검증한다. 국회는 조만간 청문 내용을 검토해 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후 본회의를 열어 임명동의안을 표결한다. 

박정화 대법관 후보자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후보자는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대법관이 된다면 대법원이 유지해온 가치들을 존중하되, 양성평등 및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의 권리보호에 충실한 대법원 판례가 나올 수 있도록 제 힘과 지혜, 열정을 모두 쏟겠다”고 밝혔다. 이어 “여성대법관 한 명이 늘어난 형식적 의미의 다양화에 그치지 않고, 저를 통해 우리사회의 보다 다양한 가치들이 대법원 판결에 투영될 수 있는 실질적 의미의 다양화를 이루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법원 내에서는 박 후보자가 여성이고, 비서울대(고려대) 출신이라는 점, 오랜 공직 생활로 자기관리를 해온 점 등을 감안할 때 무난하게 경과보고서가 채택될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게다가 국회도 대법관보다는 한차례 낙마 사태가 벌어진 법무부장관 박상기(65) 후보자 쪽에 관심이 쏠린 상황이다. 박 후보자가 임명되면 헌정사상 처음으로 여성 대법관 3명 시대가 열린다. 지금까지 여성 대법관은 김영란(60·10기)·전수안(65·8기) 전 대법관과 현직인 박보영(56·16기)·김소영(52·19기) 대법관 등 4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현직 판사인 박 후보자가 최근 불거진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 남용 사태에 관해 논란이 될 만한 입장을 밝히거나 자유한국당 등 야권에서 박 후보자의 편향성 등을 문제삼을 소지는 있다. 대법관은 상고심 판결 뿐만 아니라 대법관회의를 통해 사법행정 전반에 관한 주요 결정을 내리는 역할도 맡는다. 박 후보자는 2011년 8월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로 재직시절 파업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징계해고 당한 쌍용차 직원의 손을 들어주는 등 노동자 권익 보호에 전향적인 판결을 다수 남겼다.

조 후보의 경우 야간대학을 다니며 학업과 은행원 일을 병행해 사법시험에 수석합격해 ‘고학생 성공신화’를 써낸 인물이고, 20년 넘게 변호사로 활동하며 재야 법조계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법무법인 대륙아주에서 오랫동안 일하며 수임한 사건 내역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지난해 법조 비리 파문을 일으켰던 정운호(51)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변호를 맡은 사실이 언급되지만, 대륙아주가 네이처리퍼블릭의 법률고문을 맡아온 데 따른 사건 수임이어서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법관 후보자가 낙마한 사례는 2012년 검찰 출신의 김병화(62·15기) 전 인천지검장이 물러난 사례가 유일하다. 당시 인사청문회에서 저축은행비리 수사 무마 의혹과 위장전입, 다운계약서 작성 등이 문제가 됐고, 보름 만에 후보자가 자진 사퇴했다.

좌영길 기자/jyg97@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