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시멘트는 인수계약
건설자재 전문업체 변모
불황 대비에 성장성 갖춰
쌍용양회(대표 황동철)의 미래를 대비한 활발한 사업재편이 주목을 끌고 있다. 건설불황 대비와 성장을 위한 전략으로 봐달라는 게 회사측 입장이다.
3일 이 회사에 따르면, 지난해 계열사인 자석업체 쌍용머티리얼을 매각한데 이어 석유판매업체 쌍용에너텍도 5월 매각이 완료돼 건설자재 전문업체로 거듭났다. 양사 매각으로 1350억원이 유입됐다.
또 별도 계열사로 있던 쌍용해운과 광산업체인 쌍용자원개발 합병도 지난 4월 완료, 쌍용양회 사업부로 흡수했다. 시멘트 회사들은 빠른 의사결정과 조직효율 차원에서 석회석광산과 해운사업을 사업부제 형태로 직할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밖에 ICT사업을 하는 쌍용정보통신도 주식 현물배당 형태로 매각해 계열사에서 제외했다. 최대주주가 쌍용양회에서 쌍용양회 최대주주인 한앤코시멘트홀딩스로 변경된 것이다.
쌍용양회 동해공장의 시멘트 소성로(킬른). |
최근에는 국내 슬래그시멘트 1위 업체인 대한시멘트 인수계약도 맺었다. 한앤컴퍼니 제일호 사모투자회사가 보유한 대한시멘트의 지분 100%를 2650억원에 인수하게 된 것이다. 계약에는 대한시멘트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슬래그파우더 전문사인 대한슬래그도 인수대상에 포함된다.
대한시멘트 인수자금은 쌍용양회의 현금자산, 기타수익, 자사주 매각액 등으로 자체 충당된다. 대금지불 등 인수완료는 8월 말께다.
이로써 1년만에 쌍용양회 계열사는 8개에서 쌍용레미콘, 쌍용기초소재, 한국기초소재, 쌍용로지스틱스 등 4개로 줄었다. 대한시멘트 인수대금만 치르면 5개 계열사가 된다.
비관련 사업 매각과 관련 사업 인수로 명실상부한 시멘트전문 기업군을 완성한 셈이다.
전체적으로는 한앤코시멘트홀딩스를 지주사 형태로 놓고, 그 아래 쌍용양회가 사업 자회사로서 5개의 자회사(한앤코의 손자회사)와 1개의 손자회사(한앤코의 증손자회사)를 거느린 구조가 된다.
쌍용양회 측은 “시멘트 외 비관련 사업을 매각함으로써 예상되는 건설산업 불황기에 대비하고 성장성을 갖출 수 있게 됐다”며 “또 수직 계열구조를 갖춤으로써 빠른 의사결정과 효율적 집행 및 통제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 내에서는 2019년 건설경기가 급락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대한시멘트 인수는 시장에서도 호평하고 있다. 제철사업 부산물인 슬래그와 일반 시멘트를 1대 1로 섞어 만드는 슬래그시멘트는 석회석시멘트(일반 포틀랜드시멘트)에 비해 가격이 10% 이상 저렴하다. 불황기 원가경쟁이 본격화될 경우 판매우위를 지킬 수 있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쌍용양회는 대한시멘트에 슬래그시멘트의 원료가 되는 1종 시멘트의 공급량을 확대할 수도 있게 된다. 지난해 기준으로 쌍용양회가 대한시멘트에 공급한 1종 시멘트는 수요량의 39%(83만t)에 불과하다. 레미콘사나 건설사들도 불경기 땐 원가절감 차원에서 슬래그시멘트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시멘트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는 복수의 IB업계 관계자들도 이번 쌍용양회의 대한시멘트 인수에 대해, 2015년 이후 국내 시멘트 4개 사의 경영권 지분거래 EV/EBITDA(기업가치/상각전 영업이익) 평균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