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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정상회담] ‘포석달인’ 문재인ㆍ‘거래달인’ 트럼프 드디어 만났다
-‘판짜기 고수’들의 만남…트럼프 v. 문재인 회동
-트럼프, 환영만찬 재료로 선제공격
-정상회동 35분 늘어…정상회담서 ‘솔직한 대화’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고수들이 만났다. 바둑 고수이자 ‘포석달인’으로 알려진 문재인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현관에서 ‘거래의 달인’으로 알려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첫 회동을 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환영만찬에는 미국이 한국에 ‘청구할 내역’으로 가득했다. 백악관은 이날 환영만찬에서 한미 무역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농산물’로 문 대통령을 압박했다. 특히, 환영만찬의 메인 요리였던 ‘비빔밥’과 함께 나온 음료를 통해 무역문제를 놓고 우위를 차지하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이날 환영만찬의 메인 요리로 나온 ‘겨자를 발라서 구운 서대 요리’에는 곁들임 비빔밥이 나왔다. 이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황금쌀로 지어졌는 것으로, 미국쌀로도 우리나라의 대표 세계화 메뉴인 비빔밥을 맛있게 지을 수 있다는 것을 만찬 메뉴를 통해 주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 농산 시장개방 압력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농업 분야를 쉽게 양보할 수 없는 문재인 대통령의 사정상, 이 부분이 협상 테이블로 올라가면 자동차나 철강 등 다른 중요한 제조업 분야에서의 양보가 강제될 수도 있다. 함께 제공된 캘리포니아산 와인 또한 우리나라의 대미(對美) 무역역조가 심한 영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문 대통령을 파격적으로 예우하는 모습을 보였다. 노련한 협상가인 트럼프 대통령의 그간 행보를 고려하면 이날 저녁에 있을 예정인 한미 정상회담에서 그만큼 문 대통령에 요구할 사항이 많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만찬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의 선거 승리를 격찬하면서도, “북한ㆍ무역 등 다른 복잡한 문제들에 대해 모두 토론하자”고 말했다. 앞서 백악관의 한 관리는 “양측이 무역관게에 대해 우호적이면서 ‘솔직한 대화’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교 영역에서 ‘솔직한 대화’란 잔인할 정도로 직설적인 대화를 의미한다.

하지만 문 대통령도 만만치 않은 상대다. 문 대통령은 사드 배치논란과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존재감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미일 밀월관계와 미중 신(新)협력관계 틈에서 ‘대한민국의 주도권을 유지하겠다’는 메세지를 국제사회에 강하게 내보내는 데에는 성공했다. 탄핵정국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정부에 사드비용을 전가시키고 방위비 분담금을 높이겠다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백악관은 문 대통령의 당선 이후 사드비용을 둘러싸고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아울러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사드 문제는 주요의제가 아니며, 한국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충분히 부담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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