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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 태권도로 분단의 벽 깰까…WTF 9월 방북
-최근 WTF-ITF 수장 회동에서 합의
-방북 성사되면 창설 44년만에 처음
-통일부 “방북 승인 어려움 없을 것”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한국을 주축으로 한 세계태권도연맹(WTF)이 오는 9월 평양에서 시범공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남북 단일팀을 제안하는 등 스포츠를 통한 화해 무드 조성에 의지를 드러내는 가운데, 태권도가 스포츠 교류의 시발점이 될지 주목된다.

WTF 태권도 시범단은 올해 평양에서 열리는 국제태권도연맹(ITF) 세계선수권대회 개회식 등에서 공연하기로 ITF 측과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범단의 방북 일정은 9월16~20일이 유력하다. 제20회 ITF 세계선수권대회는 오는 9월17일부터 21일까지 평양 태권도전당에서 열린다. 북한으로서는 2011년 이후 6년만에 세계대회를 개최하는 것이다.

국제태권도연맹(ITF) 북한 시범단이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국기원에서 화려한 시범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WTF 시범단은 17일 대회 개회식 무대에서 시범공연을 보이고, 이후 폐막 전날인 20일 한 차례 더 공연할 가능성이 있다. WTF 시범단의 방북은 리용선 ITF 총재와 명예총재로 있는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전북 무주에서 열리는 2017 WTF 세계선수권대회 개폐회식 공연 등을 위해 방한한 시기에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리 총재와 장 위원은 지난 29일 서울 종로구의 WTF 서울 본부를 방문해 조정원 WTF 총재와 방북 일정 등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주도하는 ITF 태권도 시범단의 방한은 2007년 이후 10년 만이고, WTF 행사에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울러 WTF의 9월 방북이 성사되면 WTF 창설 44년만에 최초가 된다.

WTF 시범단이 방북하려면 남북한의 승인이 필요하다. 우리 정부는 기본적으로 승인 방침을 갖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30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이미 (ITF) 북한팀이 한국에 왔기 때문에, 우리가 (북한에) 가는 것은 서로 암묵적으로 양해가 된 상태”라며 “(두 단체가 합의하면) 승인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후 구체적인 협의가 이어지겠지만 WTF 시범단이 평양을 방문한다면 중국 베이징을 경유할 가능성이 높다. 시범단의 규모는 이번에 방한한 ITF 시범단과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ITF 시범단은 송남호 감독 등 16명이었으며 모두 북한 국적이었다.

WTF와 ITF 총재 간 이번 회동에서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과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 기간에 합동 시범공연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문 대통령,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스포츠 교류를 통한 남북 대화 분위기 조성에 집중하는 가운데, WTF 시범단의 방북이 성사되면 남북관계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ye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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