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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진호 용사는 영웅” 문대통령 연설에 美참전용사들 끝내 눈물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8일(美현지시간) 6.25에 참전한 미군 용사들과 그 가족을 울렸다. 미 해병대 페이스북 페이지에 공개된 문 대통령 연설 영상에 수많은 미군 참전용사와 그 가족들이 감사의 댓글을 달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방미 첫 일정으로 버지니아주 콴티코시 미 해병대 국립박물관 내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찾았다.

문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와 기념비에 헌화한 뒤 기념사를 통해 “장진호 전투는 한국전쟁에서 가장 영웅적인 전투였고 세계 전쟁사상 가장 위대한 승리”라며 그들을 추모하는 마음을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美현지시간) 방미 첫 일정으로 버지니아주 콴티코시 미 해병대 국립박물관에 있는 장진호 전투 기념비에 헌화한 뒤 기념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방문한 기념으로 산사나무를 식수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그러자 미군 참전 당사자들과 가족들이 가슴 속 맺힌 한을 토해냈다.

미군 1개 사단이 궤멸하다시피 한 장진호 전투는 미 전쟁 역사상 ‘가장 고전했던 전투’로 후세에 전해진다. 당시 미 언론은 장진호 전투를 ‘진주만 피습 이후 미군 역사상 최악의 패전’이라고 규정할 정도였다.

그러나 장진호 전투에 대한 평가는 시간이 흐르면서 달라지고 있다. 한겨울 혹한의 개마고원에서 미군 1개 사단이 중국군 7개 사단과 벌인 사투였다는 점, 장진호 전투로 중공군을 약 2주간 저지함에 따라 10만여명을 배로 구조한 흥남철수작전이 성공할 수 있었다는 점 등이 재조명되고 있는 것.

문 대통령은 이를 반영하듯 연설을 통해 “67년 전 미 해병들은 ‘알지도 못하는 나라, 만난 적도 없는 사람들’을 위해 숭고한 희생을 치렀다”며 “10만여명의 피난민을 구출한 흥남철수 작전도성공할 수 있었고, 빅토리아호에 오른 피난민 중에 제 부모님도 계셨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년 후 저는 빅토리호가 내려준 거제도에서 태어났다. 장진호 용사들이 없었다면, 흥남철수작전의 성공이 없었다면 제 삶은 시작되지 못했을 것이고 오늘의 저도 없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의 희생과 헌신에 대한 고마움을 세상 그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느냐. 존경과 감사라는 말로는 너무나 부족하다”며 “제 가족사와 개인사를 넘어서 그 급박한 순간에 군인들만 철수하지 않고 그 많은 피난민을 북한에서 탈출시켜준 미군의 인류애에 깊은 감동을 느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연설로 장진호 전투의 의미가 부각되면서 장진호 참전 미군용사 당사자들과 가족들의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자신이 장진호 전투의 참전 미군의 아들이라고 밝힌 로버트 시몬스는 “제 아버지께서 1사단 출신으로 장진호 전투에 참가하셨다”며 “한국 대통령이 미군의 헌신을 인정해준 점에 대해 대단히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존 버튼은 “아버지 빌 버튼 대령은 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에 참전한 1사단 용사 중 한 분이었다”며 “지금 이 순간 아버지께서도 하늘에서 환희 웃고 계실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기쁜 심경을 밝혔다.

트라비스 브라운은 “한국 대통령께서 겸허한 자세로 우리 형제들의 희생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며 “다른 나라에서 우리 미군에게 감사하다는 표현을 하다니 정말 놀라운 일이다”라고 했다.

안드레스 가르자는 “해외 정상이 미국 첫 공식방문 일정으로 미해병대를 방문한 점에 경의를 표한다”며 “60년이 지났지만 한국인들은 미 해병대의 업적을 잊지 않고 있다. 한국에게 정말 감사한다”며 감격했다.

캐서린 에퍼리는 “한국 대통령께서 산사나무를 식수한 것은 정말 멋진 선택이었다”며 “산사나무의 가시는 고통과 용기, 꽃은 새로운 삶과 기쁨, 열매는 커가는 우정을 뜻한다”고 남겼다. 그는 “컴퓨터를 켜서 이 장면을 보게 돼 무척 기쁘다”고 덧붙였다.

매리 조 스콜은 “내 남편이 한국전에 참전했었다. 30년 전의 전쟁에 다시 초대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로버트 반스는 “내 아버지는 잊혀진 전쟁, 1952년 한국 전쟁에 참전했었다”면서 “문 대통령의 연설을 보고 미해병대에 절대적인 존경심이 들었다”고 했다.

토드 바렛은 “아버지는 장진호 전투 참전용사 중 한 명이었다. 아버지는 은성훈장을 받으셨다“며 “그는 지난 2007년 알링턴 국립묘지에 묻히셨다. 그는 과거에도 지금도 훗날에도 저의 영원한 영웅”이라고 썼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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