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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험한 중년 건강 ①] 일본뇌염, 어린이보다 40세 이상이 더 위험하다
-질병관리본부, 일본뇌염 ‘경보’ 발령
-백신접종, 12개월~12세에게 잘 되고 있어
-오히려 40대 이상에서 환자 가장 많이 발생
-외부활동시 긴 옷 입고 모기기피제 사용해야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 40대 주부 김모 씨는 갓 돌이 지난 아들을 데리고 병원을 찾아 일본뇌염 백신을 맞추기 전 생백신을 맞춰야 할지 사백신을 맞춰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그리고 주사를 싫어하는 아이를 위해 접종 횟수가 적은 생백신으로 접종을 하게 됐다. 하지만 정작 김씨는 일본뇌염 백신을 맞은 경험이 없다. 아이의 건강을 위해 백신 종류까지 고민하는 김씨였지만 자신이 일본뇌염에 걸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뇌염 발생자가 영유아나 어린이보다 오히려 40대 이상 중년층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 필수예방접종사업으로 영유아들의 백신 접종은 잘 되고 있는 반면 40세 이상 성인의 예방접종은 잘 이뤄지지 않는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모기와 예방접종과 관련한 건강 이미지. [사진제공=연합뉴스]

질병관리본부(본부장 정기석)는 부산지역에서 일본뇌염매개모기(작은빨간집모기)가 경보발령 기준 이상으로 발견되자 전국에 일본뇌염 경보를 29일 발령했다.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감시과는“모든 매개모기가 일본뇌염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고 일본뇌염 바이러스를 가진 모기에 물린 경우라도 99% 이상이 무증상 또는 열을 동반하는 가벼운 증상만을 보인다”며 “하지만 일부에서 치명적인 급성뇌염으로 진행될 수 있어 경보 발령 시기에는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뇌염 환자의 최근 5년간 발생 현황을 보면 40세 이상 환자가 116명으로 91%를 차지하고 있다. 40~59세가 76례(59%)로 가장 많았으며 60세 이상 연령군이 40례(31%)로 확인됐다. 반면 0~19세, 20~29세, 30~39세에 발생한 환자수는 각각 4명씩으로 40세 이하 환자수는 전체의 10%도 되지 않는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최근 5년간 일본뇌염 환자의 대부분이 40세 이상이었다”며 특히 이 연령층에서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했다.

이처럼 40세 이상 성인에게서 일본뇌염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한국에서 일본뇌염이 필수예방접종에 포함된 것이 1980년부터인 것이 하나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1980년 이전엔 일본뇌염 백신 수급 자체가 원활하지 못했고 일본뇌염에 대한 경각심이 높지 않아 접종률도 10%에 미치지 못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현재 48세 이상에 해당하는 성인의 경우 일본뇌염 백신을 맞았을 확률이 낮기 때문에 이 연령층에서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측된다”며 “생백신의 경우 영유아는 2회 접종을 하는 반면 성인은 1회 접종만으로 2주 후부터 항체가 형성되기에 백신을 접종하면 일본뇌염의 걱정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12개월 이상 12세 이하 아동의 경우 국가필수예방접종 사업에 따라 사백신의 경우 5회, 생백신의 경우 2회를 무료로 맞을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19세 이상 성인은 일반적으로 일본뇌염 예방접종 권장 대상은 아니지만 논 또는 돼지 축사 인근 등 일본뇌염 매개모기 출현이 많은 지역 거주자 및 일본뇌염 유행국가로 여행 계획이 있는 사람 중 과거 일본뇌염 예방접종 경험이 없는 성인이라면 예방접종을 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이에 일본뇌염 모기의 활동이 활발한 7월부터 10월 하순까지는 야외활동과 가정에서 모기에 물리지 않기 위한 요령이 필요하다.

▶일본뇌염 예방을 위한 생활수칙

▷야외 활동 시 긴 바지와 긴 소매의 옷을 입어 피부노출을 최소화하고 모기가 흡혈하지 못하게 품이 넓은 옷을 착용한다.

▷노출된 피부나 옷, 신발상단, 양말 등에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고 야외 활동 시 모기를 유인할 수 있는 진한 향수나 화장품 사용은 자제한다.

▷가정 내에서는 방충망 또는 모기장을 사용하고 캠핑 등으로 야외 취침 시에도 텐트 안에 모기 기피제가 처리된 모기장을 사용한다.

▷매개모기 유충의 서식지가 될 수 있는 집주변 웅덩이, 막힌 배수로 등에 고인 물을 없애 모기가 서식하지 못하게 한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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