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美연준, 유커 여행용이라 거짓 신고한 中투자자본에 ‘경고장’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조사결과, 중국의 무역흑자가 현재 알려진 규모보다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중국 자본이 해외 ‘관광 지출’로 둔갑해 이동한 탓에 내국인 해외투자가 통계에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준 보고대로라면 중국의 대(對)미 무역흑자를 비판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은 힘을 얻게 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 연준 리포트를 인용해 중국의 공식 보고에서 여행ㆍ쇼핑ㆍ오락 목적으로 분류된 해외지출의 상당 부분이 실제로는 금융자산과 부동산 투자금으로 사용됐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연준은 이같은 제도상 맹점이 12개월 이상 지속된 것으로 봤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제공=AP]

연준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해외 투자용도로 사용된 자본규모만 1900억 달러다. 이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1.7%에 달한다. 중국 경상수지 흑자는 2007년 GDP의 9.9%로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에 1.7%로 떨어졌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높을 수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경제가 둔화되고 위안화가 절하되면서 중국인들은 정부가 제한한 외국인 투자를 우회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왔다. 매입한 외환의 사용용도를 여행 용도로 신고하는 방식이 여기에 해당한다.

중국의 해외투자 자본이 여행용으로 거짓 신고되고 있다는 연준의 의심은 중국 관광객의 여행지출 규모가 1인 GDP가 7배인 영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나면서 촉발됐다. 연준은 이전까지 공식집계에서 다른 중산층 국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난 중국인의 여행지출 규모가 지난 2014년 비정상적으로 높게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경기침체로 외국 여행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여행 지출이 크게 늘어난 상황이 의심을 사게 했다.

중국에서 여행비ㆍ해외 의료비ㆍ수업료 등 목적으로 사용되는 개인 외환매입은 연 5만 달러가 상한이지만, 외화 실사용 용도를 증명할 증빙서류를 제출할 의무가 없어 사실상 거짓 신고가 가능했다. 때문에 외국 은행이나 증권계좌에 자금을 숨기거나 투자 목적으로 사용한 후, 중국 은행에는 여행용도로 사용했다고 거짓 신고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부동산 거래나 대규모 투자를 하고자 하는 경우, 친구나 가족을 동원해 외환매입 한도 이상으로 자금을 모으는 것도 가능했다. 은행에서 본인 확인을 하지 않고도 직불카드 또는 신용카드를 사용해 외화인출기에서 현금을 인출할 수 있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중국은행 카드 업체인 유니온페이는 지난 3월에서야 부동산 구입 용도의 카드사용을 부랴부랴 금지했다. 이전까지는 여행객들의 지출 대부분을 여행지출로 분류해 당국에 보고해왔다. 중국 외환당국은 이번달부터 은행들에게 1000위안이 넘는 외환거래 내역을 매일 보고하도록 지시했다.

kacew@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