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文 대통령 방미 D-1] 중요하고도 험난한 외교여정 스타트…‘63년 혈맹’ 다진다
고조되는 북핵위기·사드 등 난제 산적
양국 정상 일거수일투족 초미의 관심사
외교·안보는 물론 경제·사회협력 확대

출범 51일만에 역대정부 가장 빠른 회담
G20전 회동 불가피…외교 조직·준비 미흡
트럼프 ‘돌발스타일’ 극복 등도 과제로

오는 30일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노무현 정부 이후 9년 만에 뒤바뀐 여야로 열리는 첫 회담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지난 63년간 혈맹 관계를 이어온 한미관계의 새로운 분수령이자 갈림길이다. 고조되는 북핵위기와 맞물려 국제사회도 한미정상회담을 주목하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정상회담이란 상징성까지 더해 양국 정상의 손짓, 표정, 말 한마디에 모두 무게가 실린다.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회담이지만 동시에 그 어느 때보다 험난한 일정이다. 준비 기간이 짧았던 데다 높은 기대치만큼 부담도 크다. 미ㆍ중 사드(THAADㆍ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논란에 웜비어 사망 사건 등 대외 변수도 만만치 않다.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미국의 최대 안보 위협’이 된 북핵ㆍ미사일 해법 조율이 긴급한 현안이다. 가장 중요하고 또 가장 험난할 여정이기에 28일 첫 방미길에 오르는 문 대통령의 발걸음도 가볍지만은 않다. 


이번 정상회담은 새 정부의 외교관을 전 세계에 알릴 계기다. 특히 진보 정권교체 후 한미관계를 놓고 국내외에 의구심이 커진 것도 현실이다. 새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의 목표로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하고 국제사회에 이를 알리는 데에 중점을 뒀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한미동맹 공감대를 형성하고 외교ㆍ안보 분야뿐 아니라 경제ㆍ사회 분야 등에서까지 양국 간 협력의 폭을 넓힐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번 정상회담 일정엔 ‘혈맹’을 상징하는 일정이 다수 포함됐다. 문 대통령은 방미 직후 첫 일정으로 6ㆍ25 장진호 전투 기념비에 헌화한다. 정 실장은 “문 대통령의 부모도 당시 난민 중 일부였기에 이 일정은 한미동맹과 문 대통령의 가족사와도 연관 있는 곳”이라고 전했다. 29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첫 만남을 가진 후 30일에는 양국 정상회담에 앞서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과 한국 참전 기념비에 헌화한다. 선친이 한국전 참전용사인 펜스 부통령이 이 일정을 강력히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혈맹을 알리는 일정을 소화한 직후에 양국 정상회담이 열리는 순서다.

그 어느 한미정상회담보다 의미가 큰 일정이지만, 동시에 그 어느 회담보다 험난할 것이란 전망도 공존한다. 이번 회담은 준비과정부터 험난했다. 취임 후 51일 만에, 역대 정부에서도 출범 후 가장 빨리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이다. 불가피한 측면도 있었다. 탄핵정국을 거쳐 새 정부가 조기 출범하면서 전 정권과 달리 새 정부 출범 직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게 됐다. 타국 정상 회담에 앞서 한미정상회담을 개최해야 한다는 기조에 따라 새 정부는 조직을 채 갖추기 전부터 정상회담을 준비해야 했다. 전두지휘해야 할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난항 끝에 정상회담을 목전에 두고서야 어렵사리 합류했다. 의제를 조율하는 외교부장관의 사전 방미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졌다.

양국 대사관 라인도 미비하다. 주미 한국대사는 전 정권이 임명한 안호영 대사가 현직을 유지하고 있고, 주한 미국대사는 이날까지 159일째 공석이다.

외부 변수까지 만만치 않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터진 윔비어 사망 사건으로 미국 내 반(反)북한 정서가 고조된 상태다. 북한은 연이어 미사일 도발을 강행하면서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 특히나 사드 배치를 둘러싼 한미 간 잡음은 정상회담 내내 ‘시한폭탄’처럼 아슬아슬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스타일’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최근 국내 정치 입지가 좁아진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무난하지(?) 않은 정상회담을 바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문 대통령 역시 “할 말은 하겠다”는 게 외교 철학이다. 두 정상 모두 만만치 않은 상대를 만난 셈이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