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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017’은 산뜻한데…서울역 버스환승센터는 관리 ‘엉망’
난간 상당수 녹슬고 칠 벗겨져
정류장은 불법 전단지로 몸살
도로엔 껌자국·오물 흔적 눈살
시·구청 엇박자로 보수도 못해

“서울로 7017은 말끔하던데 여기는….”

지난 20일 중구 봉래동 ‘서울로 7017’ 아래 위치한 서울역 버스환승센터 인근. 경주에서 출장 차 서울을 찾은 직장인 박종민(45) 씨는 서울역 버스환승센터 일대 난간들을 보고 얼굴을 찌푸렸다. 상당수는 칠이 벗겨지고 녹슨 상태였다. 박 씨는 “난간 몇몇 부분에 화분을 매달아둬 얼핏 보면 예쁘게 해놨지만, 다가서면 뒤로 물러나야할 만큼 난간 상태가 엉망”이라며 “보기에 예쁜 것도 좋으나 위생 등 관리가 먼저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날 서울역 버스환승센터를 둘러보니 상황은 심각했다. 다수 난간은 멀리서도 칠이 벗겨진 게 보였다. 정류장은 불법 전단지와 스티커 등에 몸살을 앓고 있고, 도로 바닥은 껌 자국과 오물 흔적 등이 가득했다. 경관 개선을 위해 걸어둔 화분들이 묻힐 정도였다. 주부 이소정(39ㆍ여) 씨는 “서울로 7017 관리에 두는 관심 반만 여기에 쏟았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서울 중구 서울역 버스환승센터 일대 모습. 칠이 벗겨진 난간에 화분이 걸려있고 바닥에는 오물 흔적이 있다.

공중은 화사하나 지상은 초라하다. 서울역 고가공원 ‘서울로 7017’과 그 아래 서울역 버스환승센터 얘기다. 서울의 ‘첫 인상’이자 서울로 7017 주요 통로인 서울역 버스환승센터 일대의 시설물 노후와 위생 상태가 심각하지만, 서울시와 자치구의 엇박자 등에 따라 관리가 거의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3만6000㎡ 규모의 서울역 버스환승센터에 있는 대부분 난간들이 녹슨채 1년 넘게 방치돼 있다. 시 관계자는 “본래 매년 5월 전후 서울역 버스환승센터 내 난간들을 유지ㆍ보수하나, 이번 시기엔 중구가 서울로 7017 개장 전후로 화분을 걸어둬 작업이 미뤄지고 있다”며 “중구가 (화분을)철거하기를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했다.

중구는 지난달 도시 미관을 위해 서울역 버스환승센터와 회현동 숭례문 등에 약 400개 화분들을 새로 설치했다. 투입 예산은 약 3000만원이다.

구 관계자는 “(화분들이)서울역 등의 삭막한 분위기를 없애는 데 효과가 있겠다고 판단했다”며 “오는 8월 말이나 9월 초 꽃이 시들해질 때 화분을 철거하거나 교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 방침에 큰 변동이 없다면 서울역 버스환승센터 일대 난간들은 향후 몇 개월간은 더 녹슨채 방치될 것으로 보인다.

난간 문제 외에 서울역 버스환승센터 내의 불법 부착물과 무수한 껌 자국, 오물 흔적 등에도 서울시는 난색을 표했다. 현 여건에 비해 전담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시는 현재 9~10명 유지관리업체 직원을 투입, 일주일 한 번 1~2개 정류소만 정해 청소에 임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85개 버스 노선에 하루 평균 5만명이 오가는 대형 공간인 만큼 관리에 다소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청소 횟수를 늘리고 전담인력을 추가하는 등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원율 기자/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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