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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탐색] 인공지능은 사법고시 패스할까
-‘韓 인공지능 변호사’ 日 민법 풀기대회 2연패
-“객관식 1차 합격 가능성…논술형 2차 힘들 듯”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인공지능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사법시험도 통과할 수 있을까.’

이런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 인공지능 연구자들이 모여 일본 사법시험 문제를 풀었다. 한국의 인공지능 변호사 연구팀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위를 거뒀다.

인공지능 변호사 개발업체 인텔리콘은 지난 12일부터 닷새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제 16회 국제 인공지능 법률 컨퍼런스(International Conference on Artificial Intelligence and LawㆍICAIL) 의 법률 인공지능 경진대회(COLIEE, 2017) 민법 추론 과목에서 1위를 거뒀다고 21일 밝혔다.


ICAIL은 세계 최대 금융 및 법률 정보 제공업체 톰슨 로이터 등이 후원하는 인공지능과 법률 관련 협회다. 법률 실무와 인공지능 적용에 관한 워크샵 등 10여개의 워크샵과 15개 컨퍼런스가 동시에 진행된다.

가장 화제를 모은 것은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실제 일본 사법시험 민법문제를 푸는 ‘법률 인공지능 경진대회(COLIEE, 2017)’다. 이 대회는 일본 사법시험 민법 과목의 실제 문제를 인공지능이 직접 풀어 정답과 근거를 제시하고 점수를 얻는 방식이다.

인텔리콘은 경진대회에서 민법 추론의 근거를 제시하는 제 1분야에서 1위를 했다. 첫 출전했던 지난해 우승에 이어 2연패를 거둔 것.

인텔리콘 대표 임영익 변호사는 “응용 인공지능 분야는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하다”며 “세계 최고의 인공지능 변호사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로스인텔리전스(Ross Intelligence)는 IBM 왓슨을 이용한 것인 반면 이번에 우승한 인텔리콘은 자체 개발한 ‘아이리스-7’의 결과물”이라며 인공지능 원천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공지능은 법조계에서 점점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미국 위스콘신주 대법원은 지난달 인공지능 알고리즘 자료를 근거로 형사 재판 피고인에 대해 중형을 선고한 지방법원의 판결이 ‘타당하다’고 인정했다.

지난해 5월엔 세계 최초의 인공지능 변호사 로스(Ross)가 미국 로펌에 채용돼 파산 전문 변호사의 보조 역할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IBM 인공지능 왓슨과 연계된 로스는 1초에 80조번 연산을 하고 책 100만 권 분량의 빅데이터를 분석, 자체 학습을 한다고 알려졌다.

인공지능 변호사 개발과 같은 리걸테크(legal-tech) 기업은 성장세다. 미국에만 1000개 이상의 리걸테크 관련 기업이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리걸테크 산업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리걸테크 스타트업 투자는 2011년 9140만달러에서 지난해 2억 9200만달러로 약 3배 가량 커졌다.

한국 법무부 역시 SNS를 통한 인공지능 생활법률 상담서비스 ‘버비’를 지난달 1일 시작했다.

하지만 세계 최고수준의 인공지능도 한국 사법시험을 합격하기는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예상이다. 임영익 인텔리콘 대표(변호사)는 “한국의 사법시험을 인공지능이 푼다면 100점 만점에 95점으로 1차는 합격할 것으로 자신한다”며 “다만 객관식인 1차 시험과 달리 논술형인 2차 시험 합격은 아직은 힘들다”고 했다.

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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