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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 회장’ ‘숙제’…최태원 접견 녹취록 속 은어 밝혀질까
-최태원 SK회장 접견 녹취록 주인공 김영태 증언대에
-‘하늘 같은 은혜 잊지 않겠다’…安에 문자보낸 김창근도 나와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박근혜(65) 전 대통령이 SK그룹에 89억원 대 뇌물을 요구한 혐의를 법원이 이틀 째 집중 심리하고 있다. 이날은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뇌물을 요구받은 과정을 상세히 알고 있는 SK그룹 ‘키맨’들이 재판에 나와 증언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16일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61) 씨의 공판에 김영태(62) SK그룹 부회장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한다.

김 부회장은 지난 2015년 의정부 교도소에 수감돼있던 최태원(57) SK그룹 회장을 찾아가 “왕 회장이 귀국을 결정했다. 분명하게 숙제를 줬다”고 말한 인물이다.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검찰은 ‘왕 회장’은 박 전 대통령, ‘귀국’은 사면, ‘숙제’는 대가를 뜻한다고 보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최 회장의 사면을 바라던 SK 측에 K스포츠재단 추가지원금 89억 원을 뇌물로 요구했다는 논리다. 김 부회장은 수감된 최 회장 대신 재단 측과 자금 지원을 협의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초 재판부는 김 부회장을 전날 오후 증인신문하기로 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전날 증인으로 출석한 이형희(55) SK브로드밴드 사장에게 4시간 30분 간 질문을 이어가면서 김 부회장의 신문은 이날로 미뤄졌다. 

재판부는 이날 오후에는 김창근(67) 전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불러 증언을 들을 계획이다. 김 전 의장은 박 전 대통령과 청와대 관계자들에게 최 회장의 사면을 전방위로 요청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 2015년 7월 24일 수감 중이던 최 회장 대신 박 전 대통령과 독대했고, 최 회장의 사면이 확정된 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하늘같은 은혜 영원히 잊지 않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한편 전날 증언대에 선 이형희 사장은 청와대로부터 K스포츠재단 추가지원 요청을 받고 이를 거절하게 된 경위를 진술했다. 그는 지난해 2월 박 전 대통령과 최 회장이 독대한 뒤 안 전 수석으로부터 재단 관련 자료를 받았다고 했다. 이후 K스포츠재단 관계자들은 SK 측에 89억 원을 지원해달라 요구했고, 이가운데 50억 원을 최 씨의 독일법인으로 직접 보내달라고 했다.

이 사장은 이후 안 전 수석에게 ‘SK가 직접 관여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89억 원 대신) 20억~30억원을 출연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는 이메일을 보냈다. 이 사장은 “(청와대의 요청이) 법률 리스크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30억 원을 출연하겠다는 건) 완전히 거부한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한 일종의 예의바른 접근법이라 생각했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면세점 사업 재승인과 최재원 그룹 부회장의 가석방 등을 바라던 SK그룹에 K스포츠재단 ‘가이드러너 사업’ 지원금 등 89억 원을 뇌물로 요구한 혐의(제3자뇌물수수ㆍ요구)를 받고 있다.

재단과 SK측은 89억원 대신 1년에 10억원 씩 총 30억 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결국 재단 측 거절로 협상이 결렬됐다. 검찰은 SK그룹이 돈을 주거나 주기로 약속하지는 않았다고 판단해 최 회장을 무혐의 처분했다.



yea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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