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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로 풀어 쓴‘138억년 우주의 역사’
최근 뮌헨대 천체물리학과 연구팀이 태평양 해저에 퇴적돼 있던 미생물 화석에서 과거 태양계 근처에서 일어났던 초신성 폭발의 흔적을 발견해 화제가 됐다. 기원전 330만년 전부터 170만년 전 사이에 형성된 퇴적층에서 찾아낸 자성 박테리아 화석에서 철의 동위원소인 철-60(Fe)을 찾아낸 것. 철의 발견은 초신성 폭발로 철이 우주 전체로 확산됐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철-60’은 지구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지 않고 오직 초신성 폭발로만 발생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역사는 철을 이용함으로써 문명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지금까지 인간만을 역사적 분석대상으로 삼았던 관점에서 벗어나 빅뱅 이후 138억 년의 역사를 살펴봄으로써 생명과 우주로까지 대상을 확대시키는 ‘빅히스토리’(Big History)가 역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국내 빅히스토리를 알리는데 앞장서온 김서형 박사는 특히 우주에서 날아온 철을 매개로 우주와 인간의 역사를 굵직하게 그려낸다.

빅뱅에서 헬륨 핵반응이 진행되면서 철이 생성되고 별의 죽음, 초신성에 의해 지구에 도달해 생명 탄생 및 진화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로 시작해 인류 문명사에서 발명된 철제 농기구, 칼, 바퀴, 금속활자, 산업 혁명과 철도, 무기와 인공위성까지 철의 활약상을 보여준다.

저자는 빅히스토리를 통해 한국사와 한국의 지리에 머물러 있던 시각을 확장해주기도 한다. 가령 1604년의 초신성은 ‘케플러 초신성’으로 불리는데 유명한 독일 천문학자 케플러가 1년이상 초신성에 대해 연구, 발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조실록’에는 케플러가 관측을 시작한 1604년 10월17일 보다 나흘 앞선 10월13일부터 이 객성(손님별)에 대한 기록이 나온다, 더욱이 객성의 위치, 크기, 색상 까지 자세하게 기록해 오늘날 초신성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전혀 별개로 떨어져 있던 수많은 조각들이 짜 맞춰지는 거대한 퍼즐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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