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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토벤’을 레퍼토리로…‘樂의 성찬’4년간 이어진다
-탄생 250돌·서거 190주년 공연 봇물
금호아트홀 ‘베토벤 2017~2020’기획
백건우 10년만에 소나타 전곡 완주
LFO, 10월 롯데콘서트홀서 내한공연

“길거리에 굴러다니는 자갈들로 만든 석상이 순금상보다도 더 빛나는 게 가능할까. 베토벤의 음악이 바로 그렇다”-‘하노버에서 온 음악편지’ 피아니스트 손열음 저

우리는 베토벤을 사랑한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베토벤을 사랑한다. 청력을 완전히 상실하고도 기라성같은 협주곡을 남겼다는 일화만으로도 클래식을 잘 모르는 관객에게까지 존경을 불러일으킨다. 그의 인기는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세계적 클래식 음악 전문사이트 바흐트랙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가장 자주 연주된 작곡가는 베토벤이다. 가장 자주 무대에 오른 곡 1위는 일명 ‘운명 교향곡’으로 불리는 베토벤 교향곡 5번이다. 상위 10개곡 중 6개가 베토벤 작품이다.

올해를 시작으로 당분간 인기만점인 베토벤을 더욱 자주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2017년이 서거 190주년이고 2020년이 탄생 250주년이기 때문. 국내 주요 콘서트홀과 연주자들은 베토벤을 레퍼토리로 성찬을 준비하고 있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 ‘백건우’ =‘건반 위 구도자’ 백건우가 베토벤 소나타 전곡(32곡) 연주에 나선다. 2007년 12월 일주일만에 전곡 완주로 세계 클래식계에 한 획을 그은 뒤 10년만의 도전이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는 놀라운 완성도와 내적 세계의 다채로움으로, 흔히 피아노 음악의 ‘신약성서’라고 일컬어진다. 백건우는 “베토벤은 음악인들의 삶을 좌우하는 거인”이라며 “연주를 거듭해도 베토벤은 늘 새롭다”고 밝혔다.

백건우는 지난 3월 29일 충청남도 도청문예회관을 시작으로 베토벤 프로그램으로 전국 공연장에서 소나타 전곡 수와 같은 ‘32회’ 투어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각 공연에서는 소나타를 네 곡씩 연주한다. 지역 소규모 공연장이지만, 음악이 전하는 감동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관중에 대한 애정으로 이같은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는게 기획사인 빈체로의 설명이다.

하이라이트는 오는 9월 1일부터 8일까지(4일 공연 없음ㆍ3일 2회 공연) 열리는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공연이다. 다시 한 번 7일 만에 베토벤 소나타 전곡을 완주하는 대장정에 도전한다.

▶서거ㆍ탄생 기념 금호아트홀 특별 기획 =금호아트홀에선 백건우보다 조금 호흡이 길게 베토벤을 만날 수 있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이어지는 특별 기획 ‘베토벤의 시간 ‘17’ ‘20’을 선보인다. 서거와 탄생을 기념해 4년간 세계적인 음악가들과 함께 베토벤 실내악을 집대성해 펼쳐 보인다.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는 연주자는 ‘21세기의 베토벤 스페셜리스트’로 손꼽히는 프랑수아 프레데리크 기다. 기는 지난 25일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번, 2번, 8번 ‘비창’, 17번 ‘템페스트’를 시작으로 6월 1일에는 피아노 소나타 5번, 6번, 7번, 그리고 23번 ‘열정’을 연주했다. 2020년까지 4년에 걸쳐 총 8회의 공연을 통해 베토벤 소나타 전곡 연주를 완주할 예정이다. 12월부터는 피아니스트 김다솔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도 준비됐다. 2020년까지 총 8회동안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연주를 들려준다.

더불어 바이올리니스트 고(故)권혁주를 중심으로 장유진, 이한나, 심준호가 함께 활동하는 ‘칼라치 스트링 콰르텟’은 2017년과 2018년에 베토벤 현악사중주 전곡 연주를 펼친다. 현악사중주는 베토벤 양식의 흐름과 정신적 발자취를 잘 그려내고 있어, 베토벤 음악의 축소판으로도 비유된다. 故권혁주의 공백을 대신해 김다미(7월 20일), 조진주(8월 31일), 강수연(12월 28일)이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9월에는 바이올린 소나타가 준비됐다. 일본의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스와나이 아키코가 9월 28일을 시작으로 2019년까지 3년간 매년 한 번씩 공연하며,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연주를 들려준다.

▶LFO 첫 내한공연서 베토벤 연주=베토벤 교향곡은 10월에 만나볼 수 있다.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LFO)는 10월 12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메인 프로그램은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이지만 전반부에 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과 교향곡 8번이 포함됐다.

LFO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과 더불어 최고의 클래식 음악축제로 손꼽히는 스위스 루체른 페스티벌을 위해 결성된 오케스트라로, 음악감독을 지낸 클라우디오 아비도가 창단한 말러 체임버 오케스트라 단원을 주축으로 조직됐다. 베를린 필하모닉, 빈 필하모닉,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런던 심포니 등 전 세계 주요 관현악단의 수석급 연주자들이 단원으로 합류했다.

이번 내한공연 지휘는 클라우디오 아바도, 리카르도 무티와 함께 이탈리아 3대거장으로 꼽히는 리카르도 샤이가 맡았으며, 2016년부터 LFO의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샤이는 작품의 본질에 접근하기 위해 연구에 몰두하는 성실한 스타일로 정평이 나 있다. 진부하게 여겨지는 독일 고전 레퍼토리마저 참신하게 풀어내 세계 클래식 애호가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타이트한 리듬감과 풍성한 화음 등 한 번 들으면 누구나 샤이의 음악임을 알 수 있는 포인트가 요소마다 배치 된 매력적인 베토벤이 기대되는 이유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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