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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정원, 이름도 기능도 싹 바뀔까
-‘중정ㆍ안기부ㆍ국정원’ 명패 이어 ‘해외안보정보원’ 유력
-국내 정보 담당관제도 완전 폐지
-남북정상회담 등 향후 남북관계 역할 강화 예고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소리 없는 헌신, 오직 대한민국 수호와 영광을 위하여’라는 글귀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가정보원의 대대적인 개혁의 신호탄을 올리면서 국정원의 원훈도 바뀔 가능성이 높아졌다.

문 대통령은 1일 서훈 국가정보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1ㆍ2ㆍ3차장을 임명하면서 국정원 대수술을 예고했다.

[사진=헤럴드경제DB]

문 대통령이 역대 정부와 달리 원장을 비롯해 차장까지 국정원 출신 인사들로만 채운 것은 국내정치에서 손을 떼고 국가안전보장에 관련된 정보ㆍ보안 및 범죄수사라는 정보기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라는 메시지다.

서 신임 원장은 국정원 개혁을 위한 기구인 국정원 발전위원회를 외부 인사까지 포함해 구성하고 중장기 개혁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을 내비쳤다.

중앙정보부, 국가안전기획부, 국가정보원으로 연이어 명칭을 바꾸고, 원훈도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에서 ‘정보는 국력이다’, ‘자유와 진리를 향한 무명(無名)의 헌신’으로 바꾸는 등 국정원은 이전에도 수차례 개혁에 나섰지만 과거 군사정권시절 정보기관의 음험한 이미지는 완전히 불식하지 못했다.

특히 박근혜 정부 때는 대선 개입 댓글 사건, 서해 북방한계선(NLL) 대화록, 이석기 의원 내란 음모 사건 등에 깊숙이 관여하면서 오히려 후퇴했다는 비판을 자초하기도 했다.

국정원의 새로운 명패는 문 대통령이 대선 기간 언급한 ‘해외안보정보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은 문 대통령이 대선 기간 ‘수사기능 및 국내 정보수집 업무 폐지’를 공약한데 따라 우선적으로 국내정치ㆍ국내정보 기능을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서 원장은 취임 직후 첫 번째로 국내정보 담당관 제도의 완전하고 즉각적인 폐지를 지시했다. 국정원은 “정치개입 단절과 개혁 실현을 위한 획기적이고 단호한 조처로 국정원의 각 부처ㆍ기관ㆍ단체ㆍ언론사 출입 담당관을 오늘부터 모두 전면 폐지했다”고 밝혔다.

‘아이오’로 불리는 ‘국내정보 담당관(IOㆍIntelligence Officer)’은 국정원의 눈과 귀와 같은 존재로 정치권과 관가, 언론계, 시민사회단체 등을 출입하며 동향 파악과 사찰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지만 정치개입의 뿌리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이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을 막후에서 주도했던 서 원장에 이어 역시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 실무를 담당하고 주요 남북협상에 나섰던 김상균 3차장을 포진시키면서 국정원의 남북관계에서의 역할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서 원장에 임명장을 수여한 뒤 “당장은 북한의 태도 변화가 없기 때문에 이르지만 앞으로 결국은 우리가 여러 수단을 총동원해 북한 핵폐기와 함께 남북관계의 근본적인 대전환도 이뤄내야 한다”고 주문했고, 서 원장은 “목표를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달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해 눈길을 끌었다.


 /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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