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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 시카고 오리지널팀, 2년만의 컴백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7월 23일까지 공연
관록넘치는 수준급 무대…흥행 열풍 ‘예약’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뮤지컬 000 오리지널팀 내한’이라는 문구는 관객에겐 양날의 칼과 같다.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에서 활동했던 팀이 오는 것이니 한국화된 ‘번안’버전보다 오리지널리티가 살아있는 공연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공연기획사의 의도겠지만, 몇 번의 오리지널팀 내한공연을 경험해 본 관객이라면 망설일 수 밖에 없다. 현지 공연팀인줄 알았는데 이번에 처음 무대에 데뷔하는 배우로 구성됐다거나, 배우와 스태프가 따로 구성돼 공연에서 크고 작은 실수가 보이기에 실망스러웠던 경험. 혹은 현지공연팀은 맞는데 이제 너무 나이가 들어버려 체력이 딸리는 게 그대로 보이는, 넘버를 부르는데 보고있는 관객이 숨이 차는 느낌이 들었던 기억. ‘오리지널팀 내한’이 더이상 지갑을 여는 마법의 문구가 아닌 이유다. 

뮤지컬 시카고 오리지널팀이 2년만에 내한했다. 당시 메르스 공포속에서도 매진기록을 세웠으니, 올해는 그 이상의 흥행을 자신하고 있다. 사진은 벨마 켈리의 All that Jazz [사진제공=신시컴퍼니]

"모든 사람이 내 이름을 부르겠지, 난 실레브리티가 될거야" 알고보면 관심종자. 귀엽고 섹시하다는게 함정인 록시가 부르는 `록시(Roxie)`. [사진제공=신시컴퍼니]

다행히 지난 27일 오픈한 뮤지컬 ‘시카고’는 이같은 케이스에 해당되진 않았다. 2015년 이후 2년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뮤지컬 시카고 오리지널팀은 여전히 ‘핫’했다. 당시 메르스 공포 속에서도 매진 기록을 세웠으니, 올해는 그 이상의 흥행을 자신할만 했다.

벨마 켈리역의 테라 맥로드는 팜므파탈 카리스마로 무대를 장악했고, 록시 하트역의 다일리 크로스만은 겉으로는 순진한 척, 귀여운 척 하며 대중의 관심을 갈구하는 이중적 모습을 사랑스럽게 표현했다. 여죄수들의 ‘왕 언니’ 마마 모튼역의 로즈 라이언은 묵직한 존재감과 관록을 자랑했고, 빌리 플린 역의 브렌트 바렛은 돈 만을 좇는 속물 변호사지만, 미워할 수 없는 남성적 매력을 과시했다. 벨마ㆍ록시ㆍ마마 모두 2년전 방한했던 팀이며, 이번 공연은 원캐스트로 구성했다는 것도 또 하나의 포인트다. 

언론플레이는 이렇게 하는 것. 복화술과 꼭두각시 안무가 인상적인 빌리 플린의 `We both reach for the gun`. [사진제공=신시컴퍼니]

19년간 시카고를 지킨 시카고의 `산 증인` 마마 모튼역의 로즈라이언. 그녀가 부르는 `When you are good to mama` [사진제공=신시컴퍼니]

지난 30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열린 프레스콜에 참석한 다일리스 크로만은 “2년만에 다시 돌아오니 너무 멋지다. 한국관객들은 모두 흥과 사랑이 넘쳤다”며 “한번도 뮤지컬을 접해보지 못한 사람이라도 시카고는 좋아한다. 노래, 춤, 극 모두가 ‘고전’이라 불릴 수 있을만큼 아름답다. 많은 한국 관객들도 그런 기분을 느꼈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테라 맥로드는 “한국 관객들은 매우 품격 있고 훌륭하다”면서 “이미 ‘시카고’를 관람한 분들도 이번에 또 보면 새로운 부분을 발견할 수 있을 것”라고 말했다.

19년간 시카고를 지킨 시카고의 ‘산 증인’인 로즈 라이언은 “캐릭터가 내게 녹아있고, 내 안에도 캐릭터가 숨어있다”며 “공연을 할 때마다 새로운 분들과 하기도 하고 오래된 분들과도 작업하는데, 매번 색다르다. ‘시카고’를 너무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였는데, 직접 관람하면 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뮤지컬 ‘시카고’는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롱런하는 공연 중 하나로 꼽힌다. 1926년 시카고 쿡 카운티의 공판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한 연극 ‘시카고(원제:A Brave Little Woman)’을 원작으로 1920년대 격동기의 미국, 농염한 재즈 선율과 갱 문화가 발달하던 시카고의 어두운 뒷골목에 관능적 유혹과 살인이라는 대중적 테마를 결합해 1975년 뮤지컬로 탄생했다. 전 세계 35개국에서 2만 9000회 이상 공연하며, 3000만 명이 넘는 관객이 관람한 세계적 스테디셀러다. 

나름의 방식으로 해피엔딩. 벨마와 록시가 부르는 `Hot Honey rag` [사진제공=신시컴퍼니]

한국에서는 2000년 초연이후 지난해까지 12번이나 공연됐다. 최정원, 아이비, 옥주현 등 걸출한 뮤지컬 스타들이 출연하며 매번 평균 객석점유율 90%를 유지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번 내한하는 팀은 본 공연의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 오리지널 프로덕션에서 제작한 ‘퍼스트 클래스 프로덕션’이다. 배우, 스태프 모두 브로드웨이 공식 조합에 소속된 사람들만이 합류할 수 있다. 공연은7월 23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이어진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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