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초고왕 정벌한 ‘침미다례’ 연관 주목
한 개 고분 지름 최대 20ｍ…“대형급”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서기 300년대까지 전남 지역에 강력한 해상세력이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고분군이 해남에서 발견됐다.
문화재청은 재단법인 대한문화재연구원(원장 이영철) 발굴조사단이 ‘해남 화산~평호 도로개설공사 구간 내 유적’ 화산면 안호리 514-3 일대에서 기원후 3~4세기에 조성된 마한 시기의 대규모 고분군을 확인됐다고 3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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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남 고분 내 묘 |
현재까지 진행된 발굴조사 결과 50여기의 고분이 발굴됐다. 매장시설은 100여기 정도의 목관묘, 직장묘(토광묘), 옹관묘(甕棺墓, 독무덤) 등이 약 100년에 걸쳐 조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기의 고분내에 한개 이상의 묘가 들어서 있었던 것이다.
고분 별 크기는 지름 6ｍ에서 크게는 20ｍ짜리 까지 있어 지역 소국의 수장 또는 해상 세력 지도자급으로 추정된다. 백제가 건국하고도 마한지역에는 수백년간 수십개 소국이 있었다. 이들 소국중 하나로 거점지역이 비슷한 ‘침미다례(忱彌多禮)’ 집단과의 연관성이 있는지 밝히는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침미다례는 해남반도에 자리하였던 마한의 주요 세력으로 서기 369년 백제 근초고왕의 남정(南征) 과정에서 소멸됐다.
해남 안호리ㆍ석호리 고분은 봉분 주위로 사다리꼴의 도랑(周溝, 주구)을 두른 마한 전통의 무덤 양식으로, 중앙에는 목관묘 혹은 옹관묘를 안치하고 외곽에 옹관묘와 목관묘, 직장묘 등을 추가로 매장했다. 고분은 대부분 도랑을 공유하면서 맞물리게 축조하고 있어 같은 집단의 공동 묘역들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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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남 고분 배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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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남 고분 발굴지 전체 |
출토유물은 단경호(短頸壺, 목 짧은 항아리), 이중구연호(二重口緣壺, 겹아가리 항아리), 양이호(兩耳壺), 조형토기(鳥形土器) 등의 토기류, 환두도, 철부(鐵斧, 철도끼), 철정(鐵鋌), 철도자 등의 철기류, 시신의 목에 걸었던 구슬류 등 200여 점 이상의 부장품이다.
출토유물은 해남반도에서 같은 시기에 조성된 해남 부길리옹관묘, 분토리고분군, 신금취락 유적 자료와 비슷한 양상이다.
이 고분군을 조성했던 주인공들은 백포만 일대에서 철기를 매개로 대외교류에 참여했던 마한 해상세력으로 판단된다. 해남 안호리ㆍ석호리 대지유적은 해남반도의 남서쪽 바닷가에 맞닿은 산 사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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