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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금연의 날 ③] ‘금연바람 덕 좀 보자’ 국내 제약사도 치료제 개발 ‘붐’
- 5월 31일 세계 금연의 날
-금연 프로그램 영향 치료제 시장 급성장
-‘챔픽스’ 매출은 2년 만에 8배 늘어
-국내사들, 제네릭 개발에 뛰어들어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장모씨(50)는 얼마 전부터 금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30년간 피워왔던 담배지만 최근 주변에서 담배를 끊는 사람도 늘고 있고 병원에서 근무하면서 담배를 핀다는 것에 대해 주변의 시선도 곱지 않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과연 내가 담배를 끊을 수 있을까’에 대해 자신이 없었다. 실제 몇 번 시도했던 금연은 모두 실패로 끝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금연을 위해 처방받은 약을 복용했더니 우려만큼 담배 생각이 간절하지는 않고 있다. 장씨는 이번 기회에 담배를 반드시 끊겠다는 의지가 더욱 확고해졌다.

금연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금연 치료제 시장이 활황을 맞고 있다. 과거 의지만으로 금연을 시도했다가 실패를 경험했던 사람들이 약을 복용하는 보다 적극적인 금연 치료에 참여하면서 금연 성공률을 높이고 있고 이에 치료제 시장이 과거에 비해 눈에 띄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능성을 본 제약사들은 금연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흡연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 7조 이상=세계보건기구(WHO)는 1987년부터 매년 5월 31일을 세계 금연의 날로 지정하고 담배의 위험성과 금연의 필요성을 알리고 있다. 하지만 아직 흡연 인구는 전 세계적으로 9억명 이상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보고서에 따르면 흡연은 폐암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고 흡연자의 폐암 발생 확률은 비흡연자의 20배 이상이다. 남성의 폐암으로 인한 사망 원인의 90% 이상은 흡연이 주요 원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흡연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비용은 질병치료를 위한 의료비, 생산성 손실액, 조기사암 등을 포함했을 때 7조원 이상으로 파악되고 있다.

▶정부 지원 금연치료 프로그램 실시로 챔픽스 매출 8배 ‘껑충’=이에 정부에서는 흡연 인구를 줄이기 위해 2015년 평균 2500원의 담뱃값을 4500원으로 인상하며 흡연자의 금연을 지원하기 위한 금연치료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흡연자는 12주 동안 의료진의 상담과 약물치료를 받게 되는데 이 프로그램을 모두 이수하게 되면 1~2회차에 발생한 본인부담금을 전액 환급해 준다. 즉 프로그램 이수자는 부담금 없이 금연치료를 받게 되는 것이다. 특히 지난 해까지 연 2회 지원되는 금연치료는 중증흡연자의 금연을 돕기 위해 올해부터 3회까지 지원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금연치료 프로그램이 시작된 2년 2개월만에 프로그램 참여자는 75만명을 넘어섰고 금연성공률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이에 금연 치료를 위해 처방되는 전문의약품의 매출은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 해 기준 금연치료제 전문의약품 시장 규모는 525억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이 중 점유율 80%를 차지하는 화이자의 ‘챔픽스’(성분명 바레니클린)는 금연치료 프로그램이 실시되기 전인 2014년 50억원의 매출에서 지난 해 420억원의 매출로 2년 만에 8배 이상 성장했다. 나머지 20%는 한미약품의 ‘니코피온’(성분명 부프로피온)이 차지하고 있다. 다만 니코피온의 주성분인 부프로피온은 특허 만료로 인해 지난 해 제네릭이 쏟아져 나오며 경쟁이 치열하다.

국제약품은 ‘니코놉’, 환인제약은 ‘애드피온’ 등을 출시하며 니코피온이 갖고 있던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현재 부프로피온 성분의 금연치료제를 허가받은 곳은 국제약품과 환인제약 이외에도 휴온스, 대한뉴팜, 명인제약, 바이넥스, 마더스제약, 한국휴텍스, 한국파마, 코마파마 등 10곳에 이른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500억원 규모는 금연치료제 중 전문의약품만을 포함했기 때문에 실제 보건소에서 무상으로 나눠주는 패치, 금연 껌 등을 포함하면 실제 시장은 훨씬 큰 것으로 파악된다”며 “금연을 실천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고 정부도 적극 지원하는 분위기여서 금연치료 시장은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내사들, 챔픽스 특허 무력화에 도전=국내 제약사들은 니코피온 복제약에 이어 치료제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챔픽스의 복제약에 도전하고 있다. 챔픽스의 물질특허는 2020년, 염 특허는 2023년 각각 만료되는데 복제약을 준비하는 제약사들은 염을 변경한 복제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염을 변경한 복제약이 특허를 회피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1월 한미약품은 챔픽스의 염 변경 약물인 ‘HIP1502’의 임상 1상을 승인 받았고 제일약품 역시 최근 챔픽스의 염 변경 약물인 ‘제로픽스’의 임상 1상 계획을 식약처로부터 승인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염 변경 복제약은 임상 1상만 마치면 제품 출시가 바로 가능하다. 아직 임상 승인을 받진 못했지만 대웅제약, 보령제약, 일동제약, 안국약품, 씨티씨바이오, 코아팜바이오 등의 제약사들도 챔픽스의 복제약을 개발하기 위한 계획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챔픽스의 매출 상승으로 금연 치료제 시장의 가능성을 본 국내사들이 복제약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다만 챔픽스의 독주가 워낙 굳건해 제네릭이 쏟아질 경우 자칫 출혈 경쟁이 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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