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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 ‘블랙홀’ 앞에 출렁이는 대전
세종 주변인구·투자자금 빨아들여
대체제 성격 강한 대전 영향 커


세종특별자치시의 부동산 시장이 주변의 인구와 투자자금을 빨아들여 인접 지역 집값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블랙홀 현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대전광역시의 출렁임이 심각하다.

2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대전 지역 아파트 전셋값은 5월 넷째주(22일 기준) 0.02% 하락했다. 올해 4월부터 현재까지 계속 내림세다. 매매가 역시 지난해 7월 이후 내내 상승세를 보이다가 3월부터 보합세로 돌아섰다.

원인은 세종시의 입주물량 증가로 분석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세종시의 올해 입주물량은 1만4268가구이며, 이 중 1만 가구 이상이 상반기에 집중돼 있다. 이에 세종시 전세가 역시 올해 내내 하락세를 보였고, 특히 4월 이후에는 하락폭이 더욱 커져 두 달 새 10% 가까이 떨어졌다.

대전 유성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대전과 세종시 주택시장은 일종의 대체제 성격을 가진다”며 “연초까지만 해도 세종시로 출퇴근하는 공무원들 수요 때문에 많이 올랐는데, 현재는 인구 자체가 빨려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대전 인구는 올해 1월 151만4000여명에서 매월 줄어 3000여명 가까이 감소했다. 반면 세종시는 같은 기간 주변 지역의 인구를 빨아들여 1만여명 가까이 늘었다.

대전 주택시장의 이런 분위기는 1ㆍ2월과는 상반된다. 11ㆍ3 부동산 대책으로 세종시가 청약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되면서 투자금이 몰린 대전은 반사이익을 누렸다. 규제 여파로 세종시 아파트 가격은 하락 반전했고, 수도권까지 약보합세를 보였던 시기였지만 대전은 뛰었다.

정재호 목원대 교수는 “세종시는 시장 자체 요인만을 봤을 때는 11ㆍ3 규제와 입주물량 때문에 하락요인이 많은데도, 새 정부의 공약이라는 기대 요소 때문에 매매는 줄고 호가가 올라가는 비정상적 시장이 형성돼 있다”며 “반면 대전은 세종시 때문에 생긴 하락요인을 갑천 호수공원 주변 아파트 입주 등 자체 호재로 그나마 방어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분석했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는 “세종시의 블랙홀 효과 때문에 지역 간 갈등까지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세종시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당초 계획대로 ‘수도권의 대항 거점’이 될 수 있으려면 지역 내에서 다툼을 벌일 것이 아니라 상호 기능ㆍ역할 분담을 통해 상생하는 광역 경제권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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