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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란치스코 교황, 文 대통령에게 “어려울수록 대화”
교황, 묵주 선물…“문 대통령 교황청 방문, 언제든 환영”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어려울 때일수록 대화로 풀어야 합니다.”(프란치스코 교황)

문재인 대통령이 파견한 교황청 특사단이 24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면담하고, 남북한의 화해와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위한 교황의 지지를 요청했다.

김희중(70)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겸 광주대교구 교구장(대주교)은 이날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수요 일반 알현 직후 교황과 만나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하면서 “새롭게 시작하는 대통령이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축복해주시고, 경색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청했다고 밝혔다.

교황은 이에 대해 “상황이 어려울수록 무력이 아닌 대화로 풀어야 한다”며 남북이 물리적으로 직접 만나 대화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황은 또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선물로 전해달라며 김 대주교에게 묵주를 건네줬다. 묵주는 가톨릭에서 기도할 때 사용하는 성물이다.

북핵·미사일 위기를 비롯해 취임하자마자 쉽지 않은 국내외 현안과 맞닥뜨린 문재인 대통령이 깊은 성찰과 기도로 슬기롭게 난국을 풀어가기를 바라는 교황의 마음이 전해지는 대목이다.

김 대주교는 “교황이 묵주를 건네주며 문 대통령에게 꼭 전해달라고 몇 번이나 신신당부를 하셨다”고 말했다.

김 대주교는 이어 교황에게 “문 대통령이 교황청을 방문하길 원한다”고 이야기했고, 교황은 이에 “언제든지 환영한다”고 화답했다고 덧붙였다.

바티칸 언론은 한국의 대선 과정과 결과 등을 전하며 인권 변호사 출신의 새 대통령의 인생 궤적과 함께 천주교 신자라는 사실을 비중있게 보도한 바 있어 교황과 교황청 내부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잘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추기경)과 면담한 김 대주교는 한국의 새 대통령이 어떤 사람이냐는 파롤린 추기경의 질문에 “프란치스코 교황처럼 사회적약자와 아픈 사람들을 배려하고, 가까이 하는 분으로 많은 국민이 새 희망을 보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교황에게 보내는 친서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4년 8월에 한국을 찾았을 때 낮은 자세로 소외된 사람들과 약자들을 위로하고 성원한 것에 감사를 나타내고, 남북의 평화와 화해를 위한 새 정부의 앞으로의 노력이 결실을 볼 수 있도록 기도와 지지를 요청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희중 대주교는 이와 관련, “교황청이 그동안 미국과 쿠바의 국교 정상화, 콜롬비아 평화 협정 타결 등에 상당한 막후 역할을 하는 등 적대국 또는 갈등 관계에 있는 세력 간의 관계 정상화와 화해에 기여한 것처럼 교황과 교황청이 한반도의 갈등 해소와 평화 정착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여지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실제로 지난 달 29일 이집트 방문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으로 인한 한반도 긴장 고조에 우려를 표명하며 외교적인 해법과 협상을 통해 문제를 풀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교황은 당시 노르웨이를 콕 집어 언급하면서 “세계에는 수많은 협력자가 있으며노르웨이처럼 중재자로 나서려는 나라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과 미국은 교황의 발언 직후인 지난 9일부터 이틀 간 노르웨이의 중재로 오슬로 외곽에서 비밀 회동을 해 관심을 모았다.

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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