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연설에선 “내가 가장 부당한 대우…싸우고 또 싸워라”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에게 러시아 내통 의혹 수사를 중단하라고 압박했다는 보도에 대해 이례적으로 직접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평소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통로로 빈번하게 이용했던 트위터 계정도 관련 내용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쟁점이나 논란이 있을 때마다 트위터 계정을 통해 주장과 공격에 나서던 평소 태도와 달리 해당 사안에 대한 트윗을 남기지 않았다. 하루 넘게 침묵을 지키다 17일(현지시간) 올린 첫 멘션은 이날 해안경비사관학교에서 한 졸업식 연설 관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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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AFP연합] |
전날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14일 대테러 관련 안보 회의에 참석한 코미 전 국장을 따로 남겨 측근인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둘러싼 러시아 내통 의혹 수사를 중단하도록 요구했다는 내용의 ‘코미 메모’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 메모’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이 부당하게 대우받았다며 정면 돌파 의지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 북동부 코네티컷주(州) 뉴런던에 있는 해안경비사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엄청난 확신을 하고 말할 수 있는데 역사상 어떤 정치인도 (언론에 의해) 나보다 더 나쁘고 부당하게 대우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비판자들이 여러분을 끌어내리도록 두지 마라. 비판자들과 반대자들이 여러분의 꿈을 방해하도록 두지 마라”며 “역경은 여러분을 더욱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연하지도, 타당하지 않은 일이 여러분에게 일어날 것”이라며 “그러나 머리를 푹 숙이고 싸우고, 싸우고, 싸우라. 절대, 절대 포기하지 마라. 그러면 잘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절대 중단하지 마라. 가치 있는 것은 절대, 절대 쉽게 오지 않는다”며 “여러분의 싸움이 더욱 옳을수록 여러분은 더 많은 반대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지만, 자신이 언론에 의해 가장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점과 부당함에 굴복하지 말고 싸우라고 거듭 강조한 점을 볼 때 러시아 스캔들 국면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코미 메모’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 보도 내용이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기술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매우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고 미 언론이 전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대통령은 이 보도가 그날 회의에 대한 정확한 표현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강조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구체적인 발언은 전하지 않았다.
그는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 트럼프 측의 러시아 내통 의혹 등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 조사에서 러시아 수사의 진상이 규명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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