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홍석현, 中 이해찬, 日 문희상
러 송영길, 獨 조윤제 공식 임명

문재인 대통령의 ‘4개국+유럽연합(EU) 특사 외교’가 속전속결 진행되고 있다. 특사단을 공식 임명한 데 이어 이르면 15일부터 특사 파견 일정까지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강행하는 등 한반도 외교 정세가 요동치고 있어 특사 파견도 최대한 신속히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미국 특사로 홍석현 전 중앙일보ㆍJTBC 회장을, 중국 특사로 이해찬 전 총리를, 일본 특사로 문희상 전 국회의장을, 러시아 특사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유럽연합 및 독일 특사로 조윤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를 공식 임명했다.

정부는 특사 파견 일정을 신속하게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특사단에 포함된 한 핵심 관계자는 “아직 일정이 최종 확정되진 않았지만 이날 중 일부 특사 파견 일정이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특사단은 오는 16일께 기자회견을 통해 각국의 특사 관련 주요 과제, 계획 등을 발표하는 자리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사외교는 문 대통령이 취임 직후 진행한 ‘전화외교’의 연장선에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 주요국 정상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축전은 물론, 대북 제재 방안, 사드 배치 문제, 한일 위안부 협상 문제 등 민감한 현안도 함께 언급했었다. 당선 축하 이상의 외교전이었단 평가다.

가장 민감한 국가가 한일 위안부 협상 문제가 걸려 있는 일본이다. 문 전 국회의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의 뜻을 전하는 데에 방점이 있다”며 “문 대통령이 ‘위안부 합의에 국민적 공감대가 없다는 뜻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통화를 통해)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협상을) 파기하거나 재협상하겠다는 얘기는 하지 않았다. 그래서 문 대통령이 무슨 해법을 갖고 있는지 그 메시지를 듣고 전달하는 게 특사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미국이나 중국과는 사드 배치 문제가 가장 큰 현안이다. 러시아는 대북 제재 국면의 주요 협상국이다. 북한이 지난 14일 탄도마사일 발사를 강행하면서 러시아와의 협력 관계도 한층 중요해졌다.

주요 4개국 외에 유럽연합과 독일에도 특사를 파견하는 건 외교 역량과 범주를 한층 넓히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로 풀이된다. 특사로 파견되는 조 교수는 주 영국대사를 역임한 바 있는 유럽지역 전문가다.

미국 특사단엔 황희 민주당 의원ㆍ류진 풍산그룹 회장ㆍ정해문 전 태국대사ㆍ박선원 전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 등이, 중국 특사단엔 심재권 민주당 의원ㆍ김태년 민주당 의원ㆍ신봉길 전 한중일협력사무국 사무총장ㆍ서주석 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등이, 일본 특사단엔 원혜영 민주당 의원ㆍ윤호중 민주당 의원ㆍ서형원 전 크로아티아대사ㆍ김성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등이 포함됐다.

러시아 특사단엔 정재호 민주당 의원ㆍ박주민 민주당 의원ㆍ이연수 전 벨라루스 대사ㆍ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등이 함께하며, EU 및 독일 특사단은 김종민 민주당 의원ㆍ조문환 민주당 의원ㆍ임창순 전 칠레대사ㆍ배기찬 통일코리아협동 조합 이사장 등으로 구성됐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