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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O 칼럼-여인홍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농업인이 잘 사는 나라

  • 기사입력 2017-05-15 11:12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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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가정의 달, 한강 공원이나 시내 중심가에도 가족, 친구, 연인들로 넘친다. 그러나 농촌의 시간은 본격적인 영농이 시작되는 시기라 바쁘게 농번기를 준비해야 한다.

농사만큼 정직한 일이 없다지만 부지런히 흘린 땀방울만큼 결실을 거두지 못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가뭄이나 홍수, 가축질병 등으로 흉작이 들거나, 생산 과잉으로 자식처럼 키운 농작물을 헐값에 팔아야할 때 허탈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소비자에게도 안정적인 농산물 생산과 수급은 당장 주머니 사정에는 물론 식(食)에 해당하는 기초적인 생활 영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이슈다. 이러한 농산물의 특성과 중요성 때문에 예로부터 풍년에 시가보다 비싼 값으로 사들였다가 흉년에 싼 값으로 내려 파는 상평창(常平倉) 등의 제도를 마련해 수매ㆍ비축을 통해 백성의 생활을 안정시키고자 노력해온 것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21세기 상평창으로서 보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농산물 수급관리에 역점을 두고 있다. aT가 작년 한 해 비축 관리한 농산물은 41만t이 넘는다. aT가 관리한 품목의 소비자물가지수(CPI) 변동폭은 비관리품목에 비해 77.6% 수준이었다. 비관리품목 물가가 100만큼 변동했다고 보면 관리품목은 77.6만큼 변동한 것이다. 이러한 성과의 배경에는 수급정보종합시스템과 작년 시범 도입한 계약재배가 있다. 유관 기관들과 정보시스템을 연계하여 재배면적, 생산량, 가격, 수요량 등 농산물의 생산ㆍ유통ㆍ소비 관련 데이터 50여개를 분석하고 수급상황을 모니터링하여 그에 따라 수매ㆍ방출의 시기와 양을 결정한다. 또 반복적으로 가격기복이 심한 배추ㆍ무에 대해 계약재배를 실시하여 생산자와 실수요처간 정해진 단가로 장기간 직공급을 추진하였다. 이는 수급불안을 완화하면서도 농가의 생산 기반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올해는 품목을 추가하여 마늘까지 세 개 품목에 대해 진행할 예정이다.

최근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이 거세다. 산업 전반에 걸쳐 사물인터넷, 바이오, 인공지능 등 ICT 융합형 지식산업으로 구조가 전환되고 있다. 농업도 변화의 흐름에 맞춰 미래 먹거리를 찾고 신기술을 활용해 선진 농업의 길로 들어서야 한다. 2013년부터 aT는 수도권 외 전국 4개소에 현대화ㆍ광역화된 농산물 비축기지 건설을 추진 중이며, 지난 달 첫 번째로 대구ㆍ경북을 아우르는 안심비축기지의 완공식을 가졌다. 안심 및 이현에서 각각 운영되어온 대구ㆍ경북권 비축기지를 통폐합하고 최신 온습도 조절시스템을 마련해 물류효율성과 농산물 보관능력도 대폭 개선하였다. 새롭게 태어난 비축기지들은 앞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재고관리, 환경제어, 물류 등 빅데이터와 자동화를 기반으로 하는 농산물 수급시스템 첨단화의 전초 기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르웨이 옛말에 ‘농업인 부자면 모두가 부자’라는 말이 있다. 국가 전반의 경제 수준을 높이기 위해 농업인이 잘 사는 나라가 돼야 한다는 의미다. 국민에게 안전한 농식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aT의 존재 이유이자 가치이지만, 이러한 목표는 농가와 농업을 살리는 차원에서 고민하고 실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항상 전제로 하고 있다. 농업 생산 기반을 강화하고 경영 여건을 개선하여 농가 소득 향상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자연과 환경변화를 완벽히 예측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의 혁신기술들을 지혜롭게 활용하여 우리 농업이 예측생산, 과학적 물류에 한걸음 더 가까이 가는 계기로 삼기 위해 농업계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 농산물 수급 유통의 선순환 속에 국민과 농업인이 모두 웃을 수 있는 미래를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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