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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경제 다 좋은데 이탈리아만...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유럽연합(EU) 경제 회복세가 뚜렷한 가운데 이탈리아가 유럽 경제 위기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성장세는 EU에서 가장 미약한 반면 은행권이 막대한 부실채권을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상당한 공공부채와 정정불안도 경제불안요인으로 꼽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9일(현지시간) 캐나다의 신용 평가사인 DBRS의 보고서를 인용해 작년 이탈리아 15개 은행이 보유한 부실 채권 가운데 회수 전망이 어두운 가장 등급이 낮은 채권의 비율이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전체 부실 채권의 규모는 8년만에 줄었다. BRS는 “부실채권의 규모는 줄고 있지만 포트폴리오의 질은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EPA연합]

신용평가사는 또 작년에 처리된 580억유로의 부실채권 중 건전한 채권으로 전환한 규모는 90억유로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상각이나 매각이라고 덧붙였다.

캐도건시큐리티스의 아멜리아 콜빈 부실 채권 담당은 “이탈리아에는 아직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심각한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FT는 이탈리아 정부가 작년에 도입한 부실 채권 대책도 별반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작년 부실채권을 유동화해 일반 투자자들에게 판매하기 위해 부실채권 중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채권에 대해 보증까지 제시했지만 투자자들이 매입을 꺼렸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 은행들의 구조조정 압박은 더 커진 상황이다.

이외에도 이탈리아 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이탈리아 경제가 올해 0.9%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EU 회원국 가운데 최저치다. 이탈리아 정부가 짊어진 공공부채는 GDP(국내총생산)의 133.3%에 달한다. 이는 EU에서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 다음으로 높은 것이다.

유로존 탈퇴 움직임은 이탈리아에서도 일고 있다. 지난해 말 개혁파인 마테오 렌치 전 총리가 개헌 국민투표 부결로 사임한 가운데 반유로 정당인 오성운동이 세를 불리면서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로는 이탈리아가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치를 총선에서 오성운동이 승리할 전망이다. 그만큼 이탈리아인들의 반유로 정서가 크다는 의미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대중영합주의 정당과 유로존에 회의적인 정당이 정책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 정부가 취약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대중영합주의 확산은 정부의 개혁의지를 꺾어 재정정책 완화 압력을 높이고, 투자심리를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만의 마르크 샹들러는 “내년 이탈리아 총선은 유럽의 경제 및 통화통합에서 네덜란드, 프랑스, 독일 선거보다 커다란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유럽의회의 리차드 콜버트는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정부가 펼친 긴축정책에 대해 주류 민주주의가 선거에서 대가를 치르는 경우가 있다”고 걱정했다.

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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