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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금연휴 ‘여행 스트레스’ ①]40만원 줘도 방 없고, 가봐야 바가지 세례…이래도 떠나라?
황금연휴 맞아 정부, 물가 잡기 나섰지만
숙박업소, “내부규정” 요금 두 배로 바가지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 직장인 강주환(39ㆍ가명) 씨는 지난 주말 속초에서 먹은 우럭회를 잊을 수 없다. 맛이 아닌 가격 때문이다. 손바닥 만한 크기로 썰어 나온 우럭 한 마리에 횟집 주인은 7만원을 불렀다. 항의했지만 돌아온 것은 “속초 앞바다에서 잡았다”는 퉁명스러운 한 마디였다. 강 씨는 가족들과 오랜만에 놀러 나온 기분을 망치고 싶지 않아서 실랑이는 참았지만 찝찝한 기분은 가시지 않았다. 주말여행 계획을 다시 고민하고 있다.

노동절(1일)부터 석가탄신일(3일), 어린이날(5일)과 주말로 이어지는 황금연휴가 ‘바가지 상술’에 망쳐지고 있다. 관광지 식당은 ‘시가’라는 명목하에 음식값이 고무줄처럼 늘었다. 대목을 노린 일부 숙박업체는 여름 성수기 숙박비를 물리고 있다. 정부는 황금연휴 내수경기 활성화에 나섰지만, 정작 현장은 살벌한 고물가로 관광객을 막고 있는 모양새다.
위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헤럴드경제DB]

정부는 봄 여행 주간을 맞아서 물가 잡기에 힘을 기울였다. 지난달 ‘물가관계차관회의 겸 범정부 비상경제대응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 숙박ㆍ쇼핑ㆍ테마파크 등 업체의 이용가격을 최대 70%까지 인하하고 국립공원 야영장 등은 무료 개방했다. 사찰 템플스테이는 1만원에 제공했다.

지자체도 관광객 끌어들이기에 나섰다. 충남도는 주요 관광지와 숙박시설 등이 참여하는 여행주간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부여 백제문화단지는 5∼7일 입장료의 50%만 내면 입장할 수 있다. 태안 패총박물관을 비롯한 도내 71개 시설에서는 입장료를 최고 60% 할인해 준다. 천안상록리조트 등 숙박업소 16곳은 20∼30%씩 이용료를 할인하기로 했다.

경북도 역시 지난달 29일부터 14일까지 ‘5월 황금연휴 경북관광 대바겐세일’을 하고 있다. 도내 23개 시·군 주요 관광지, 호텔, 음식점, 체험시설 등 944곳이 참여했다. 주요 관광지 134곳은 입장료를 받지 않거나 30∼50% 할인하고 호텔과 한옥체험시설 301곳은 주중 50%ㆍ주말 30% 할인한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헤럴드경제DB]

그러나 현장은 반대로 가고 있다.

리조트, 콘도 등 숙박업체들은 황금연휴에 숙박비를 배 가까이 올려받고 있다.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A 리조트는 지난달 말부터 7일까지 일박당 27만원의 숙박료를 받는다. 공휴일 사이에 낀 평일도 주말요금을 적용했다.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B 콘도 역시 평일 13만원인 2인 기준 객실을 2일과 4일에도 23만원으로 받고 있다. 강원도 강릉에 있는 C 펜션은 평소 12만원인 방값을 24만원으로, 또 다른 D 펜션은 평소 23만원이던 방값을 39만원으로 인상했다.

관광업계는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해운대에 있는 한 호텔 관계자는 “수요가 몰리면 가격이 오르는 건 어쩔 수 없다”며 “징검다리 연휴도 예약률이 높은 편이라 내부 규정에 따라 주말요금으로 받는 거지 바가지요금은 아니다”고 했다.

소비자들은 바가지 요금인줄 알면서도 울며 겨자먹기로 지불한다. 주부 김수영(34ㆍ가명) 씨는 “오랜만에 찾아온 연휴에 가족들과 추억을 만들기 위해 놀러 나왔으니 그냥 속아준다”며 “성수기 때마다 반복되는 바가지를 잡아야 여행 다닐 마음이 더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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