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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탄핵, 석고대죄, 대선까지’, 파란만장 바른정당 100일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바른정당이 지난 3일로 창당 100일을 맞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서 시작해 올해 대선까지, 바른정당의 창당 100일 기록은 압축적이다. 한국정치사의 유례없는 사건과 함께 했다. 바른정당의 100일 속엔 박근혜 정부를 심판하고 새 정권을 열망한 한국정치의 100일이 그대로 녹아 있다.

바른정당은 창당이 박 전 대통령 탄핵과 함께 이뤄졌다.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당시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을 중심으로 집단 탈당, 개혁적 보수신당을 목표로 올해 1월 24일 창당했다. 국회 본회의 표결로 탄핵소추결의안이 통과된 지 47일째 만이다. 

[사진=연합뉴스]

바른정당은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면서도 박근혜 정권의 실패와 무관하지 않다는, 역설적인 배경 속에 출범했다. 창당대회 풍경이 대표적인 예다. 환호와 결의를 다져야 할 통상적인 창당대회와 달리 바른정당 국회의원 32명 등은 무릎을 꿇고 석고대죄했다.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은 “박 대통령의 헌법 위반과 국정농단 책임을 통감한다”며 용서를 구했다.

창당 이후엔 세 확장에 주력했다. 하지만,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영입이 불발되면서 반등 기회를 놓쳤다. 반 전 사무총장이 2월 초 불출마 선언하고, 같은 시기 당내 대선 경선 후보인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보수단일화 여부를 두고 공방을 벌이면서 바른정당은 당 안팎으로 위기에 직면한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 외곽 인사 영입에도 심혈을 기울였지만 낮은 지지율 속에 뚜렷한 회답은 없었다.

경선 과정에선 유승민ㆍ남경필 후보의 스탠딩 토론이 호평받았다. 각 당 경선 중 가장 생산적이란 평가도 잇따랐다. 하지만, 이 같은 호평이 지지율로 이어지진 않았고, 자유한국당과의 대결 구도로 열린 지난 4ㆍ12 재보궐 선거에서도 기초의원 2명 당선에 그쳐, 총 12명이 당선된 자유한국당과 대조를 이뤘다.

이번 대선의 최대 화두였던 ‘후보 단일화’가 가장 뜨겁게 논의된 게 바른정당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유 후보 모두 단일화에 반대했고, 각 당내에서도 단일화 논의가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하지만, 그 중 끝까지 후보를 향해 단일화 압박에 나선 게 바른정당이다. 지난 4월 24일 긴급하게 열린 심야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은 사실상 공개적으로 유 후보를 향해 후보 단일화에 나서라고 압박했다.

바른정당 100일 역사의 또 하나 변곡점은 의원 집단 탈당이다. 4월 28일 이은재 의원을 시작으로, 지난 2일에는 13명 의원이 집단탈당했다. 여론은 비등했다. 낮은 후보 지지율 등을 이유로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동참한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간 데에 따른 반발이었다. 자유한국당 내에서도 이들의 복당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불거지면서 탈당한 의원은 애매한 위치에 놓였다.

바른정당과 유 후보는 오히려 반전 기회를 잡았다. 바른정당과 유 후보의 완주를 응원하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후원금과 당원 가입이 쇄도하기 시작했다. 경쟁 정당마저 유 후보의 완주를 지지하고 나섰다.

창당 100일째, 유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이제 정당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자발적으로 가입해주시는 당원들의 힘이 제일 중요하다”며 “새롭게 가입해주신 당원들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잘해야겠다는 그런 생각밖에 없다. 뜻을 같이하는 분들과 끝까지 같이 가겠다”고 강조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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