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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오늘 첫 재판] 2일 첫 공판기일 열려…국정농단 실체 드러날까
박 전 대통령 18가지 혐의 전면부인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국정농단 주범(主犯)으로 지목된 박근혜(65) 전 대통령의 재판이 2일 시작됐다. 박 전 대통령은 안종범(58) 전 정책조정수석에게 직접 재단 설립을 지시하고, 기업 총수들에 모금을 요청한 범행의 핵심으로 꼽혔다. 그가 재판에서 입을 열면서 국정농단 사건의 실체가 드러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2일 오전 10시 서울법원종합청사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592억 원 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검찰과 피고인 측이 정식 재판에 앞서 쟁점을 정리하는 절차다. 피고인이 직접 출석할 의무는 없다. 박 전 대통령은 경호 문제를 고려해 직접 출석하지 않고 변호인단을 통해 의견을 밝혔다. 공범으로 재판에 넘겨진 최 씨,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신동빈(62) 롯데그룹 회장의 재판도 함께 진행됐다. 


이날 박 전 대통령 재판의 막이 오르면서 국정농단 사건의 실체에 가까워질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과거 정권 실세들의 권력형 비리 사건과 달리 이번 사건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전면에 등장한다. 그는 ‘비선실세’인 최 씨의 요청을 받아 직접 청와대 관계자들에게 재단 설립ㆍ운영을 지시하고, 기업 총수를 직접 만나 자금 지원을 요청한 혐의를 받는다. 기소된 피고인 42명 가운데 박 전 대통령과 공범 혹은 뇌물공여자로 엮인 인물만 절반에 이르는 19명이다. 박 전 대통령 재판이 진행되지 않고서는 사건의 전체 퍼즐을 맞출 수 없는 상황이다. 일부 공범들은 이미 결심(結審) 공판을 마치고 박 전 대통령과 함께 선고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재판부는 앞으로 공판준비기일을 2~3차례 추가로 열어 양 측의 입장과 계획을 정리할 방침이다. 이후 오는 6월 중으로 정식 재판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첫 정식 재판부터는 반드시 법정에 출석해야 한다. 수의 차림으로 출석할 수도 있고, 사복에 수감자 뱃지를 단 채로 나올 수도 있다. 박 전 대통령은 1996년 전두환ㆍ노태우 전 대통령이 나란히 섰던 형사대법정에서 재판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박 전 대통령은 직접 발언권을 얻어 법정에서 혐의의 부당함을 항변할 수도 있다.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이 장기화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박 전 대통령 측이 검찰이 확보한 각종 증거와 진술을 재판에서 증거로 채택하는 것에 부동의하면, 검찰은 증인을 법정에 불러 신문해야 한다. 최 씨의 뇌물 혐의 재판에는 현재까지만 168명의 증인이 신청됐다. 18가지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박 전 대통령의 사건에서는 증인 수가 몇 갑절로 늘어날 수도 있다. 구속 최대 기간인 6개월 안에 재판을 마치지 못하면,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을 석방한 채 심리를 진행한다.

yea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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