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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을 忍 세 번이면…무릎 나갑니다
무릎관절 한번 망가지면 스스로 재생 불가능…통증 있을때 참지 말고 적극적인 치료 받아야 증세 호전

# 주부 배모(64) 씨는 한 달쯤 전 지하철 계단을 오르내리다 무릎에서 심한 통증을 느꼈다. 올 가을 딸의 결혼 준비 때문에 쉴 틈이 없었던 배 씨는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파스를 붙이며 버텼다. 하지만 이렇게 간단하게 무릎 통증에 대처한 것이 화근이었다. 최근 한 발짝도 걷지 못할 지경에 이르자, 그는 결국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소견을 통해 배 씨에게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이 악화됐다”고 알려 줬다.

관절염은 55세 이상 고령 인구에게는 10명 중 8명 정도가 앓고 있는 것으로 보고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특히 퇴행성 관절염은 연골이 닳아 없어지면서 통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주로 체중을 많이 받는 무릎관절, 고관절 등에서 자주 발생한다. 상대적으로 가사노동을 많이 하는 여성은 손가락 관절에 생기기도 한다.

노인성 관절염은 주로 관절을 많이 사용해 연골이 닳으면서 통증이 유발된다. 연골이란 뼈와 뼈를 연결하여 접촉하는 부위에 마찰을 줄이기 위해 붙어있는 물렁뼈다. 일반적으로 무거운 것을 많이 드는 노동이나 혹은 관절을 많이 사용할 때 더 잘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가장 큰 위험 인자는 나이로 알려져 있다.

노인을 보면 상체는 비만하고, 다리는 ‘O자형’으로 휘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무릎관절이 체중을 오랜 시간 견디다 못해 무릎관절 안쪽의 관절 연골이 닳아 없어지면서 변형이 진행돼 ‘O자형’ 다리가 되는 것이다. 부모의 다리가 ‘O자형’으로 휘어져 있는지를 자녀는 한번 살펴보고, 미리 부모의 관절염에 대처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의들은 권한다. 


▶쪼그리고 청소ㆍ빨래하면 무릎관절에 체중 7배 하중=60대 이상을 보면 이미 관절 질병을 앓고 있어 움직이는 것을 꺼리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활동량이 줄어들면 근육은 더 약해지고 통증은 악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외출이 어려워지고 일상생활이 힘들어지면서 스트레스나 우울증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통증이 심한 퇴행성 관절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체중 조절이 무엇보다 중요하겠다. 안정태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이미 관절염이 와서 통증이 있다면 무리한 운동이 오히려 관절염을 악화시키고 연골의 손상을 초래하므로 하중이 가해지지 않는 운동부터 천천히 시작해야 한다”며 “고령 때문에 연골의 생성보다 손실이 점차 많아지므로 골고루 영양 섭취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쪼그리고 앉은 자세로 집안 청소, 빨래 등을 하며 무릎을 과도하게 구부리게 되면 체중의 7배에 달하는 무게가 무릎관절까지 전해진다. 이때 관절 연골까지 크게 손상되므로 이 같은 자세는 피해야 한다. 바닥에 앉기보다는 소파나 의자에 앉는 습관을 기르고 쪼그려 빨래하거나 걸레질을 하지 않는 것이 관절염을 예방하는 데 좋다.

노년층이 건강한 관절을 유지하려면 운동이 필수다. 운동은 하루 30분씩 1주일에 3번 정도 관절에 무리가 많이 가지 않는 걷기나 아쿠아로빅 등을 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통증이 있을 때 참지 말고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안 교수는 “진료 하다 보면 경제적 능력이 떨어져 치료를 망설이는 노년층이 많다”며 “한 번 망가진 관절은 스스로 재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방치해 질환을 악화시키는 것보다 신속하고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관절을 보호하려면 우선 관절을 따뜻하게 보호하는 한편 실내외 온도 차이를 줄여야 한다. 이는 추운 겨울은 물론 더위로 에어컨을 많이 사용하게 되는 여름에도 마찬가지다. 무릎 관절염이 있다면 사무실이나 집에서 무릎 담요 등을 써서 무릎이 찬 기운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안 교수는 “온찜질, 반신욕, 사우나 등도 관절의 혈액순환을 촉진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며 “기온이 가장 낮은 새벽 시간에는 통증이 더 심해지므로 되도록 활동을 자제하고 하루 중 기온이 가장 높은 한낮에 외출하거나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초ㆍ중기, 약물ㆍ물리치료 병행하면 증세 호전=관절염은 나이가 들면 생기는 병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치료 시기를 놓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한 번 닳은 연골은 재생되기 힘들다. 초기나 중기에 정확한 검진을 통하면 운동요법과 물리치료를 병행하며 증세를 호전시킬 수 있지만, 중기를 넘어서면 약물치료와 수술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대해 안 교수는 “관절염 초기에는 계단을 내려가거나 등산 시 하산하면서 불편해지기 시작한다. 이를 무시하고 방치하면 무릎관절이 조금씩 붓기 시작한다”며 “관절이 붓기 시작하면 관절에 염증이 생긴 것이므로 적절한 검사를 해 필요하면 염증 관절액을 제거하고 항염제를 투여해 관절이 염증으로 손상되는 것을 막아야 힌다”고 했다.

항염제로 어느 정도 염증이 조절되면 연골 생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연골 생성 촉진제를 복용하게 된다. 하지만 원인이 되는 체중이나 근력을 조절하지 않으면 다시 관절염이 재발한다. 재발이 반복되면 연골이 점차 닳아 결국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야 한다.

안 교수는 “관절염이 있다면 초기에 약물로 염증을 조절하면서, 동시에 적절한 운동으로 체중을 줄이고 근력을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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