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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장님 눈치보여서…” 서울시 공무원들 '속앓이'
- SH공사 서울식물원 개장 연기 공식 요청에
- “시장과 친분 좋은 SH사장이 설득해 달라”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서울시 공원 담당 공무원들이 시장 눈치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서울 시민의 삶의 질 요구가 증대되면서 쾌적한 생활 환경을 보장하는 녹지공간, 공원 확충은 점차 중요해졌다. 시의 녹지 담당인 ‘푸른도시국’의 위상과 역할도 그만큼 커졌다. 문제는 식물 활착 등 공원 조성 사업은 여타 사업들에 비해 변수가 많고 계획보다 장기화 되기 십상인데, 박원순 시장 관심이 지대한 분야인데다 임기가 얼마남지 않아 성과 압박도 크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게 마곡 지구 내 서울 최초의 보타닉 공원인 서울식물원이다. 내년 6월 30일까지인 박 시장 임기 안에 서울식물원은 개장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2일 마곡지구 시행사인 서울주택도시(SH)공사에 따르면 SH공사는 서울식물원 조성 공사의 진척 속도를 고려해 시가 목표한 ‘오는 10월 부분개장, 내년 6월 전면 개장’ 일정은 맞추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지난달 10일 시 푸른도시국 공원녹지정책과에 공문을 보내 개장 연기 검토를 공식 요청했다.

이를 시장에게 보고한 시 담당자들은 시장으로부터 “고민해보자”는 답변만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식물원 전체 면적(50만3000㎡) 가운데 온실을 제외한 잔디마당인 열린숲공원 중 일부(9만㎡)만 오는 10월 개장하기로 발표한 바 있다. 불과 5개월 남은 시점 현장은 인천공항철도 환승역인 마곡나루역 출입구 공사, 주변 민간기업들의 건물공사 등이 한창이다.

변창흠 SH공사 사장은 지난달 20일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임시회에 출석해 사업을 보고하는 자리에서 서울식물원 조성 사업은 일정 내 완수하기 어려운 점을 전달했다.

SH는 내년 6월 말 준공하면 식물문화센터 등 시설에 대한 건물사용승인을 받아야하므로 정식 개장은 최소한 내년 8월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박 시장 임기가 끝난 뒤다.

시 공원녹지정책과 관계자는 “(시장 발언에 대해)아직 시간적인 여유가 있으니 당장 결정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담당 공무원들도 개장 연기가 불가피한 것을 인지하고 있지만 누구도 박 시장에게 진언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박 시장과 친분 관계가 좋은 변 사장이 직접 시장에게 보고해달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다.

앞서 서울역 고가공원인 ‘서울로 7017’의 개장을 4월20일에서 5월20일로 한달 연기되기 까지 푸른도시국 담당 공무원들이 시장 설득 작업에 진땀을 뺐다는 후문이다. ‘서울로 7017’은 민선 6기 역점사업이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서울로7017 관련 회의에서 박 시장이 개장을 꼭 4월20일에 하길 원했다. 그때 공무원들이 4월20일은 아무리해도 무리라고 하니 박 시장이 ‘그거는 그 쪽에서 알아서 할 일이고요’라고 답했다”며 “겨우 겨우 설득한 끝에 개장 시기를 한 달 늦출 수 있었다”고 귀뜸했다.

시장의 이러한 조급증은 민선 6기 내 성과를 가시화하고픈 욕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 시장은 자신의 공약인 세종로공원 내 ‘클래식 콘서트홀’ 연내 착공, 2020년 건립 계획을 2023년 건립으로 미뤘다. 또한 수색역~상암DMC역 일대 업무 및 상업지구 복합개발사업 공약은 당초 작년 착공예정었지만 내년 6월까지 사전협상하는 것으로 늦춰졌다. 또한 도시재생사업 투자재원은 2조원에서 1조원으로, 치매환자를 위한 기억키움학교는 25개 자치구 마다 1곳에서 12개 자치구 1곳 설치로 각각 축소됐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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