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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숫자 빠진 더블스타…지리는 달랐다
금호타이어를 품기 위한 중국 타이어 업체 더블스타의 막바지 작업이 시작됐다. 금호타이어 중국 공장 정상화, 제품 개발 투자 확대, 구매 시너지 효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시너지 전략도 밝히며 인수 협상을 재개했다.

덩달아 불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와 광주 지역 경제계에 이어 전국 대리점주까지 나서 금호타이어의 해외 매각을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글로벌 순위 34위에 그치는 더블스타가 14위인 금호타이어를 인수한다고 하니 이해관계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불안감은 불확실성을 먹고 자란다. 그런 점에서 더블스타가 밝힌 ‘금호타이어 가치를 높이기 위한 시너지 전략’은 여전히 불안해 보인다. 구체적인 내용 없이 추상적인 방향만 제시했기 때문이다.

하나씩 살펴보자. 금호타이어가 중국 시장에서 안정받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하겠다지만, 구체적인 계획이나 방법이 빠져 있다. 연구개발(R&D) 투자 계획도 타이어 종류만 나열했을 뿐 투자금액 등은 찾아볼 수 없다. 구매 시너지 확보 방안도 그렇고, 해외 시장 진출 역시 시기와 규모 등 제시된 것이 거의 없다. 숫자가 빠진 까닭에 ‘말의 성찬’으로 끝날 수 있다.

더블스타는 지난 2010년 중국 자동차 업계 최대 인수합병(M&A)으로 꼽히는 지리(Geely)자동차의 볼보자동차 인수 사례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당시 뱀이 코끼리를 삼킨 것으로 평가받은 지리의 볼보 인수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 불황이라는 상황적인 요인도 있지만, 지리자동차의 진정성과 구체성이 M&A를 성공시킬 수 있었다.

먼저 지리는 스웨덴의 명차인 볼보자동차를 인수하기 위해 8년이라는 연구기간을 가졌다. 그런 까닭에 당시 볼보의 대주주였던 포드 측에서도 지리를 유력 인수 후보로 생각했다. 또 2만대에 그치던 볼보자동차의 중국 내 판매를 2015년까지 20만대로 확대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은 볼보 노조의 불안감을 줄여줄 수 있었다. 볼보를 성장시키고자 하는 지리의 진정성은 볼보 인수 다음해 120억달러(약 12조80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함으로써 더욱 분명해졌다.

더블스타가 진정으로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고 싶다면, ‘금호타이어 이해 관계자들의 불안감을 줄일 수 있는 구체적이고도 분명한 성장 및 투자 계획을 밝혀야 할 것이다. pdj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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