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ㆍ공유경제 등도 반영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한국은행이 국내총생산(GDP) 등 국민계정 통계에 디지털 경제 등 새로운 경제활동은 물론 국민의 ‘삶의 질’도 반영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2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IARIW(국제 소득 및 부 연구학회)-BOK(한국은행) 컨퍼런스’에서 “GDP는 한 나라의 거시경제 상황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경제지표지만, 최근 GDP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IARIW(국제 소득 및 부 연구학회)-BOK(한국은행) 컨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
그는 이어 “GDP는 디지털 경제나 공유경제와 같이 새롭게 등장하는 경제활동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환경의 훼손, 소득과 부의 분포, 국민의 ‘삶의 질’ 변화를 보여주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GDP를 통해 물적, 양적 성장을 정확히 측정해 나가는 한편 GDP가 포착하지 못하는 ‘삶의 질’도 균형있게 측정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GDP가 변화하는 경제실상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디지털 경제나 제4차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다양한 신산업 등에 대해 기초자료를 확충하고 측정방법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은행에서도 현 GDP 통계의 디지털 경제 반영을 점검하고, 이에 대한 개선 계획을 마련 중”이라며 “GDP가 국민의 평균적인 생활수준 뿐 아니라 소득 분포도 보여줄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GDP 통계 등 거시지표와 가계조사 등 미시자료를 결합한 소득ㆍ소비의 분포에 관한 통계 연구가 진행 중”이라며 “조만간 국제적인 통계 작성기준이 마련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총재는 마지막으로 “웰빙(well-being) 지표가 정책 대상지표로서 유용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도 지속되야 한다”며 “이번 컨퍼런스가 웰빙 측정 관점에서 국민계정 통계를 재조망해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이날부터 이틀간 ‘GDP를 넘어:경제적 웰빙 측정의 경험과 향후 과제’라는 주제로 IARIW와 공동으로 컨퍼런스를 진행한다. IARIW는 국민계정체계(SNA) 및 거시경제 측정과 관련한 방법론 연구와 각국의 경험을 공유하려고 1947년에 창설된 국제 학술 연구단체이다.
올해 컨퍼런스에는 OECD, 국제통화기금(IMF), 미국 경제분석국(BEA) 등 해외 통계 유관기관 및 대학에서 국민계정과 웰빙 측정분야에 정통한 전문가 및 교수 등 18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기조연설을 맡은 프랑소아 부르기뇽 파리경제대학 명예교수는 ‘기회의 불평등 측정’에 대한 최근 연구를 소개하고, 이와 관련한 난제들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들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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