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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靑, 朴 미용시술 사실 절대 외부에 발설말라 해”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선(秘線)진료’한 혐의를 받는 김영재(57) 성형외과 원장의 아내 박채윤(48)씨가 “특검 수사가 시작되자 이영선 행정관이 ‘시술사실을 절대 외부에 발설하면 안된다’고 연락했다”고 증언했다.

박 씨는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김태업) 심리로 열린 자신과 김 원장,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남편이 지난해 말 국회 청문회에서 거짓 증언을 한 배경을 상세히 밝혔다. 


김 원장은 지난해 12월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미용시술을 한 적이 없다고 거듭 증언했다. 그러나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김 원장이 2013년 12월부터 2016년 9월까지 최소 14차례 청와대 관저를 출입하며 박 전 대통령에게 미용시술을 한 사실을 확인했고, 김 원장을 위증(국회에서의 증언ㆍ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김 원장은 앞서 열린 자신의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에 대한 수사가 시작된 뒤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의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이 행정관이 절대 청와대에서 시술한 일을 발설하면 안된다며 휴대폰까지 버리라고 단속했다는 것이다. 박 씨는 “외부에 발설하지 않는게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예의이자 의리라고 생각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박 씨는 “박 전 대통령에게 미용시술한 사실을 털어놔야하는지 청문회 전후로 밤새 고민했다”고 말했다. 변호인의 설득으로 모든 사실을 청문회에서 털어놓기로 맘먹었지만, 청문회 전날 다른 변호사가 ‘세월호 관련 뒤집어 쓸 수 있으니 밝히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는 “모든 의혹의 주범으로 추궁받으면서 결국 대통령 시술을 부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 씨는 청와대를 드나들며 박 전 대통령과 친분을 쌓은 점도 진술했다. 그는 14회 가량 청와대에 들어가 관저에서 박 전 대통령을 만났고, 2006년 선거 유세 중 커터칼 테러를 당해 생긴 얼굴 흉터에 대해서도 상담했다. 박 씨는 “주변에서 박 전 대통령을 잘 챙겨주지 못한다고 느꼈느냐”는 질문에 “굉장히 외로워했다”고 답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의 침실에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며 “박 전 대통령의 내밀한 가족사를 듣고 아픔을 나누며 연민의 정을 느꼈다”고 했다.

박 씨는 이날 법정에서 막내아들이 ‘세월호 의사 아들’이라는 이유로 폭행당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아들이 엄마 아빠가 많이 힘든데 자기 때문에 더 힘들어지니까 그냥 맞고 있었다고 말했다”며 “가해학생 엄마가 방송사에 인터뷰해 김 원장 내외가 청와대에 들어간 것 밝히겠다고 했다”고 오열했다. 그는 청문회에서 사실을 말할 수 없었던 이유 중 하나는 아이들 때문이었다고 울먹였다.

yea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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