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비·가계비 지출전망은 하락
김영란법 시행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으로 얼어붙었던 소비심리가 새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가계 형편이 어려울 때 가장 먼저 줄이는 여행이나 의류비, 외식비 지출 전망은 석달 연속 나아졌다. 교육비 지출 전망이 하락세로 반전한 점과 대조적이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7년 4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4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1.2로 전월보다 4.5포인트 올랐다. CCSI가 장기 평균값인 100을 웃돌기는 지난 10월 이후 6개월 만이다. CCSI가 기준값(2003∼2016년 장기평균치)인 100을 넘으면 소비자들의 심리가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이라는 뜻이다.
상승폭만 놓고 봐도 4.9포인트 올랐던 2013년 10월 이후 최대폭 상승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10월 102.0을 기록한 후 올 1월 93.3까지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 10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하지만 2월 94.4로 회복된 후 3월에도 96.7을 기록하며 회복세를 이어갔다.
CCSI 지수 상승을 견인한 분야는 현재 경기판단이나 전망 등 경기 인식에 관한 부분이다. 새 정부가 새로운 경제정책을 힘있게 추진하면 지금보다는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현재경기판단CSI는 69로 한 달 전보다 10포인트 올랐고, 6개월 후 전망을 가리키는 향후경기전망CSI는 89로 12포인트 급등했다. 취업기회전망CSI 역시 86으로 10포인트 높아졌다.
이에 따라 지출에 대한 소비자 심리도 개선됐다. 소비지출전망CSI가 전달보다 2포인트 오른 106으로 집계됐다.
항목별로 보면, 의류비나 외식비, 여행비 등 레저와 관련한 지출에 대한 전망이 대폭 개선됐다. 여행비 지출전망지수가 96으로 전달보다 3포인트 오르며 가장 오름폭이 컸다. 지난 1월 4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던 의류비와 외식비도 석달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각각 100과 90을 기록했다.
다만 교육비 등 일부 항목에 대한 지출 전망은 다소 하락했다. 교육비 지출전망은 106으로 전달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주거비 역시 1포인트 하락한 103을 기록했다.
물가 상승에 대한 불안감이 완화되면서 물가수준전망CSI는 141로 1포인트 하락했다. 석 달 연속 내림세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물가인식’은 2.6%로 전월과 같았고, 앞으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2.6%로 변동이 없었다.
한은 관계자는 “대통령 선거 이후 신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해 10월 최하로 떨어졌던 소비자심리지수가 3개월 연속 올랐다”면서도 “최저점은 지나간 것으로 보이지만 소비가 나아질 것으로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풀이했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