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시간은 짧지만 판도를 좌우할 변수는 적지 않다. ‘대북 안보관’을 쟁점으로 한 보수 표심의 향방, 남은 4차례의 TV토론과 막바지 유세전략, 그리고 ‘돌발 악재’ 여부와 대응전략이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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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달간의 한국갤럽 여론조사(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대선후보 지지율 추이를 보면 지지율 1, 2위인 두 후보간의 대결구도는 요동을 쳤다. 순위는 변함이 없었지만 지지율 격차 변화가 심했다. 다자간 대결에서 지난 3월말까지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압도적인 ‘대세’가 유지됐다. 3월 4주차엔 문 후보가 31%,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10%로 격차가 컸다. 3월 5주차엔 안 후보의 지지율(19%)이 급상승하면서 문 후보(31%)와의 격차를 12%로 줄였다. 각 당의 경선이 모두 끝난 4월 1주차에는 두 후보의 격차가 오차범위 내(문 38%: 안 35%)로 들어섰다. 이는 4월 2주차까지 유지됐다(문 40%: 안 37%).
하지만 지난 21일 발표된 4월 3주차 집계에서는 안 후보의 지지율이 7%포인트 급락했고, 문 후보는 소폭 오름세였다. 문 후보가 41%, 안 후보가 30%로 나타났다.
최근 집계에선 문 후보쪽에 긍정적인 징후가 많았다. ‘대세론’의 지표로 여겨지던 40%대를 달성했다. 처음으로 소속당인 민주당 지지율(40%)를 넘어서기도 했다. 경선이 끝난 후 이탈세였던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지지자들이 돌아오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박빙 대결 구도였던 두 후보간 격차가 한주만에 대폭 늘어난 것은 TV토론과 검증공방, 유세전의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두 차례의 TV 토론에서는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가장 잘했다는 평이 언론이나 여론, 전문가를 막론하고 우세했으나 두 후보만 놓고 보면 1차(13일, SBS) 때는 문 후보가 좀 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는 얘기가 더 많았다. 2차(19일, KBS) 때는 안 후보가 1차 때와는 달리 상당히 여유 있는 태도로 약점을 보완했다는 평이 적지 않았다. 문 후보는 다른 후보들의 집중 공격에 다소 ‘고전’ 하는 분위기였다. 전문가들은 2차 토론에서 안 후보가 1차 때보다는 선전했지만, 문 후보와 우열을 드러낼 정도는 아니었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유ㆍ심 후보의 활약이 워낙 두드러졌고, 이날 ‘안보’ 이슈가 쟁점으로 부각된 때문이었다. 대북 안보 이슈의 부각은 안 후보에 기울었던 보수성향 및 대구ㆍ경북 지역 유권자들의 지지세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로 이동하는 결과를 만들었다.
전국 순회로 들어간 유세전과 검증ㆍ네거티브 공방에서도 최근 안 후보가 다소 밀리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달여간이 그랬듯이 보름여 남은 선거운동 기간의 판세도 장담할 수는 없다. 2차 TV토론에서 안보 이슈가 부각되며 보수-진보 층의 결집효과를 낳았듯이 남은 4차례의 TV토론도 새로운 쟁점을 만들어내며 구도를 바꿀 수 있다. 보수성향 유권자들의 표심은 최대 변수다. 홍 후보로 결집세가 계속될지, 막판으로 갈수록 가장 경쟁력 있는 안 후보로 ’전략적 지지’를 택할지, 유 후보로 새로운 대안을 모색할지가 관건이다. 보수 표심의 향방에 따라 한국당ㆍ바른정당간 보수후보 단일화나 안 후보까지 포함하는 ‘반문 단일화’ 가능성도 여전히 불씨가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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