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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잇단 ‘성추문’ 빌 오라일리, 21년 몸담은 폭스뉴스서 OUT
-21년간 폭스뉴스 이끈 간판앵커 몰락
-21세기폭스, 오라일리 휴가 중 퇴출 결정
-오라일리 성명 “근거없는 주장…불행한 현실”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미국의 보수성향 케이블 뉴스채널 폭스뉴스의 간판 앵커였던 빌 오라일리가 잇단 성추문 끝에 폭스뉴스에서 퇴출당했다.

19일(현지시간) CNN,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폭스뉴스의 모기업인 21세기폭스는 성명을 내고 “여러 (성추행) 주장에 대한 철저하고 신중한 검토 끝에 우리는 오라일리가 방송에 복귀하지 않는 쪽으로 오라일리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빌 오라일리는 폭스뉴스의 시청률 1등 공신이었다. 그가 진행해온 프로그램 ‘디 오라일리 팩터’는 미 케이블뉴스 중 광고료가 가장 높게 책정될 정도로 최고 인기를 누려왔다. 

[사진제공=AP]

이러한 외부 평가와는 달리 오라일리는 사내에서 두려움과 혐오의 대상이었다고 CNN이 전했다. CNN은 폭스의 전ㆍ현직 고위 관계자 6명을 인용해 “폭스뉴스와 모기업인 21세기 폭스의 임직원들이 오라일리를 몹시 싫어했다”며 “지나친 자존심과 무례한 기질로 인해 그는 두려움과 혐오의 대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21년간 폭스뉴스에 몸담으며 시청률 1위 진행자로 영광을 누렸던 그가 마지막엔 불쾌한 마무리를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AFP통신도 20여 년간 미 미디어에 종사해온 베테랑 진행자가 과거 영광으로부터 ‘충격적인 몰락(stunning fall)’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오라일리도 이날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는 “20년 넘게 폭스에서 근무하면서 나는 케이블 뉴스 프로그램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프로그램을 시작하고 이끌어온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완전히 근거없는 주장들로 우리가 가는 길을 낙담시켰지만, 대중의 시선 속에서 살아야 한다는게 우리의 불행한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일 뉴욕타임스(NYT)는 폭스뉴스가 지난 15년간 오라일리의 잇단 성희롱으로 1300만 달러(145억4000만원)가 넘는 거액의 배상금을 물어왔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로 항의가 빗발치자 60곳 이상의 광고주가 오라일리 프로그램에서 광고를 빼는 ‘보이콧’을 진행해왔다. 폭스뉴스 본사 앞에선 오라일리에 대한 항의시위도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18일 WSJ은 폭스뉴스가 오라일리와의 결별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고, NYT 역시 오라일리의 거취가 곧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오라일리도 지난 4월11일부터 방송에 출연하지 않았다. 예정된 가족여행 일정 때문이라고 방송은 설명했지만 점차 성추행 파문이 확산되면서 오라일리 퇴출의 사전징조로 해석됐다. 폴리티코는 “폭스뉴스 관계자들이 오라일리의 휴가 복귀 시점에 대해서 답하기를 꺼려왔다”고 전했다. 결국 오라일리는 오는 24일 휴가 복귀를 앞두고 퇴출됐다.

CNN에 따르면 루퍼드 머독 21세기폭스 회장은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결정이 외부 변호인과의 광범위한 검토 뒤에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시청률 기준으로 케이블 뉴스 역사상 가장 성공했던 진행자였다”며 “(오라일리가 없는 상황에서도)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케이블뉴스의 최강자로 남을 것임을 자신한다”고 말했다.

오라일리의 퇴장으로 폭스뉴스는 저녁 8시 간판프로그램 앵커로 터커 카슨을 내세운다고 밝혔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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