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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줄줄이 상향 조정되는 국내외 성장률…보호무역주의 지속되면 거센 후폭풍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작년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경기회복 기대감이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으로 확산되면서 국내외 성장률 전망치가 속속 상향 조정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될 경우 교역위축에 따라 세계경제 회복이 제약되면서 더 심한 후폭풍을 맞을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6일 국내외 경제연구기관들에 따르면 주요 기관들은 지난 3월 이후 주요국 성장률를 잇따라 상향조정하고 있으며,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도 속속 상향조정되고 있다. 민간 소비와 기업 경제심리가 개선되는 가운데 재정확대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 것이다.


선진국 중심 세계경제 ‘훈풍’=성장률 상향조정의 포문을 연 것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였다. OECD는 지난달 11일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이전(2016년 11월)과 같은 3.3%로 제시하면서도 미국과 일본, 독일, 영국 등 주요 선진국 전망치를 일제히 상향조정했다. 미국은 소비심리와 투자 회복에, 일본과 유럽은 지속적인 재정 및 통화완화에 힘입은 것이다.

OECD는 미국의 올해 성장률이 종전 예상치 2.3%보다 0.1%포인트 높은 2.4%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으며, 독일의 올해 성장률은 1.8%, 프랑스는 1.4%, 이탈리아는 1.0%로 종전 전망치보다 각각 0.1%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의 경우 올해 성장률이 종전보다 0.2%포인트 높은 1.2%, 캐나다는 0.3%포인트 높은 2.4%, 영국은 0.4%포인트 높은 1.6%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신흥국은 전망이 엇갈렸는데, 중국의 올해 성장률은 종전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높은 6.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가장 빠른 성장률을 구가하고 있는 인도의 올해 성장률은 종전 전망치보다 0.3%포인트 낮아진 7.3%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지난 13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이 지난해 10월에 전망했던 것보다 0.08%포인트 높은 3.43%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과 유럽은 정치적 불확실성에도 견고한 소비세가 나타나고 있어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했고, 일본은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겠지만 일본 내각부 국민계정 통계 수정치를 반영해 전망치를 상향조정했다.

신흥국의 경우 중국과 인도가 성장세를 지속해가는 가운데 자원부국인 러시아와 브라질이 제한적인 경기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KIEP는 다만 인도와 브라질 등에서 추진되는 신정부의 개혁정책이 지연될 리스크가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한국 성장률도 속속 상향조정=세계경제의 훈풍은 한국의 성장 전망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13일 발표한 경제전망 수정 보고서를 통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올 1월 발표한 2.5%에서 0.1%포인트 올린 2.6%로 전망했다.

한은은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0.1%포인트 올라간 점과 정보기술(IT) 업종의 호조로 관련 설비투자가 증가하고 있는 점, 대통령 탄핵 결정 후 조기 대통령선거가 확정되면서 소비심리가 개선된 점 등 국내적 요인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수출이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는 점과 선진국 등 한국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선진국 경기가 개선되고 있는 점도 성장률 상향조정에 영향을 미쳤다.

앞서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종전(2.1%)보다 0.4%포인트 상향조정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오는 18일 발표할 경제전망 수정 보고서를 통해 당초 제시했던 2.4%에서 0.1~0.2%포인트 정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경제연구원(당초 전망치 2.3%)과 LG경제연구원(2.2%) 등 민간 경제연구기관들의 수정 여부도 주목을 끌고 있다.

착시현상 주의해야=하지만 최근의 호조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불투명하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를 비롯한 일부 선진국들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경우 중장기적인 경기개선의 지속가능성은 크게 떨어질 수 있어 오히려 큰 후유증을 남길 수도 있다.

실제로 OECD는 지난달 발표한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선진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하면서도 내년도 성장률은 오히려 하향조정해 경기개선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남겼다. 미국의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는 2.8%로 지난해 11월에 제시했던 전망치와 비교할 때 0.2%포인트 하향조정됐고, 유로지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1.6%로 종전보다 0.1%포인트 하향조정됐다.

KIEP도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촉발된 경기회복 기대감이 미국, 유럽 등 주요 선진국으로 확장되고 있는 반면,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보호무역주의 기조의 확산과 인도, 브라질 등의 개혁정책 지연에 따른 신흥국 리스크가 상존한다”고 밝혔다.

결국 현재 나타나고 있는 국내외 경기회복은 장기부진에 따른 기술적 반등의 성격이 큰 만큼 여기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우리경제의 구조적 문제점을 해소하고 장기적인 성장기반을 강화하는 데 역점을 두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칫 현재의 경기회복에 대한 낙관론에 휩싸여 경제개혁과 기업ㆍ산업 구조조정을 지연시킬 경우 장기적인 성장잠재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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