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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리대 인권②]영국도 ‘양말 생리대’ 논란…학교 결석하는 해외 소녀들
-해외도 “돈 없어 생리대 못 사요”
-생리 결석 다반사…일부는 자퇴
-한국, 내년 생리대 예산편성 전망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 지난해 ‘깔창 생리대’ 사연으로 우리나라 ‘생리대 인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선진국을 포함한 해외 국가들도 비슷한 문제를 겪으면서 해결책을 강구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지난달 ‘양말 생리대’ 논란으로 한바탕 시끄러웠다. 영국 북부 리즈 지역의 저소득층 10대 학생들이 생리기간동안 학교를 결석하고 ‘양말 생리대’로 견딘다는 것. 학교 측이 학생들의 잦은 결석의 이유를 알고자 ‘프리덤포걸즈’라는 자선 단체에 자문했다가 이 문제가 공론화됐다. 프리덤포걸즈는 케냐의 학생들에게 생리대를 후원하는 사업을 진행중이었으나 이 소식을 들은 직후 영국으로도 눈을 돌렸다.

BBC와의 인터뷰에 익명으로 응한 한 소녀는 “속옷 안에 양말을 말아넣고선 화장지로 속옷 주위를 다 감쌌다”며 “가끔은 셀로판테이프로 속옷 주위를 막은 적도 있다”고 했다. 11세에 초경을 한 이 학생은 “14세 때까지 아무에게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고 생리할 때는 학교를 결석하는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사진제공=오픈애즈]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제이슨 매카트니 보수당 의원은 의회에 이 문제를 제기하고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무료 여성용품을 지원하는 캠페인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케냐 등 아프리카의 경우 상황은 훨씬 심각하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아프리카 소녀 10명 중 1명은 생리때문에 결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일부는 사춘기가 시작되자마자 아예 자퇴하기도 한다. 이는 여성용품을 사기 어려운 경제적 현실과 학교 내 부족한 위생 시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케냐의 경우 한 학생이 생리기간 여성용품이 없어 매달 평균 4.9 일을 결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이 원치않는 ‘생리 결석’이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자 일부 외국 자선단체들은 몇년 전부터 아프리카 학생들에게 생리컵과 함께 생리컵 사용 교육을 지원해주고 있다. 생리컵은 반영구적일 뿐만 아니라 최대 12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어 생리대보다 훨씬 편리하고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깔창 생리대’ 논란이 불거진 이후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힘을 합쳐 저소득층에 여성용품을 지원해주고 있다. 그러나 이는 아직 공식 예산 확보조차 되지 않은 임시방편 조치에 불과하다.

지난 1월에서야 예산 예비타당성 조사를 시작해 이르면 내년 생리대 지원 예산이 확보될 전망이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예비 타당성 조사가 나오는대로 지원 대상과 지급 방식까지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며 “일괄 지급 방식이 아닌 신청제 기반으로 생리대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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