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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後] “나와 다르면 적”…사회 갈등 범죄 심각

- “촛불집회 참석했냐”며 흉기 휘두르고
- 여학생이 기분나쁘다며 액체 뿌려
- 전문가들 “상습화 되면 사회 혼란 야기”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으로 불거진 이념ㆍ세대ㆍ성별 등 사회갈등이 법적 테두리를 넘어 범죄로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군중심리로 폭력행위가 대규모로 커지기 전에 강한 처벌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지난 5일 오후 서대문구 독립문 일대를 지나던 시내 버스에서 흉기를 들고 “너희들 촛불집회 참석했어, 안했어”라며 승객들을 위협해 체포된 이모(57) 씨에 대해 특수협박 혐의로 지난 7일 구속됐다. 이 씨는 버스에서 내린 뒤 지하철 3호선 무악재역에서도 흉기를 휘두르며 행인들을 위협한 것으로 확인됐다. 

5일 오후 1시 50분께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 앞을 지나는 시내버스에서 흉기를 꺼내 촛불집회에 참석했냐며 시민들을 위협한 이모(57) 씨가 버스에서 내리는 모습.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동영상 캡쳐]

영장을 발부한 법원은 흉기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사건의 중대성이 크다고 봤다. 이 씨는 경찰 조사서 “촛불집회로 나라가 망할 것 같아서 그랬다.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면 여럿 죽이겠다”며 범행동기를 진술했다.

동대문경찰서는 지난 4일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는 지나가는 여학생들을 골라 물과 콜라를 뿌린 이 학교 남학생 김모(24) 씨를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콜라와 물 500㎖ 페트병을 들고 교내를 돌아다니며 혼자 다니는 여학생이나 여학생만 있는 무리를 골라 액체를 뿌린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에서 김씨는 “여학생들이 공부는 안 하고 밖으로 다녀 기분이 나빴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 혐오가 범행 동기라는 얘기다.

정치ㆍ사회적 불만을 범죄로 표출한 예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일에는 고 노무현 대통령 사저가 있는 경남 김해시 진영읍 진영리 한 사거리에서 태극기 집회에 참여한 신모 씨가 자신이 나눠주는 친박 단체 유인물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행진을 지켜보던 여학생의 뺨을 때려 입건됐다. 신씨의 행동은 엄연히 폭행이었지만 피해자 학생과 부모가 신씨의 사과를 받아들이기로 해 처벌을 면했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갈등이 범행동기가 된 이같은 범죄들의 양태가 개별적으로 보면 사소해보일 수 있지만 자칫 사회혼란을 불러올 수 있는 만큼 강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도우 경남대 경찰학과 교수는 “사건 자체에서는 단순하게 개인의 불만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는 사회에 대한 불만을 범죄로 표출하는 것”이라며 “정치적ㆍ사상적ㆍ이념적 배경이 나와 다를 경우 다 적이라는 생각이 이같은 행동에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불만은 보통 온전한 정신이 아니라 음주 상태거나 심신미약 상태에 왔을때 드러나지만 가벼운 폭력이 상습화 되면서 흉기를 사용하거나 남에게 피해를 입히는 영상을 유포하는 등 악화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불만을 표출할 대상을 고를때 불특정 다수 중에서도 나와 구별되는 별개의 집단을 겨냥하는데 이때 여성이나 외국인,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를 택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이같은 불특정 다수 대상 범죄에 대해 강한 처벌도 요구했다. 김 교수는 “이런 범죄는 얼핏 무질서의 문제로 볼 수 있지만 혼자서는 가벼운 범행을 저지르지만 다중이 모이면 군중심리로 인해 폭력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시국이 어지럽고 대선 정국인 만큼 관대하게 가기보다는 무관용 원칙으로 강하게 처벌해 사전에 범죄 분위기를 제압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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