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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대 절반을 승마 이야기 한 朴...“이재용, 대통령 눈빛 레이저빔 같다고 했다”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박근혜(65) 전 대통령이 지난 2015년 7월 25일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2차 독대에서 “삼성이 승마 관련 사업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며 압박을 가했다는 삼성 관계자의 진술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과 삼성전자 전ㆍ현직 임원들의 첫 공판에서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의 진술조서를 공개했다. 


박 전 사장은 특검에서 지난 2015년 7월 25일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청와대 안가에서 2차 독대한 뒤 상황을 상세하게 진술했다. 

진술 내용을 종합하면, 박 전 사장은 독대가 끝난 25일 오전 최지성 미래전략실장에게 급히 연락을 받고 회의에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회의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승마협회 운영에 대해 크게 질책을 받았다고 전달했다. 박 전 대통령이 “승마는 말이 중요하므로 좋은 말을 타야하고 해외 전지훈련도 가야하는데 삼성이 이러한 사업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삼성이 한화만도 못하다”고 꾸짖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독대시간 30분 가운데 절반인 15분 남짓을 승마 지원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데 썼다.

박 전 사장은 “이 부회장이 ‘대통령 눈빛이 레이저빔 같다는 언론 기사가 있는데 무슨 말인지 알겠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독대 이후 삼성의 승마지원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삼성은 지난 2015년 8월말 최 씨의 독일법인인 코어스포츠와 213억원 대 컨설팅 계약을 맺었다. 그해 9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는 총 77억 9000만원 상당을 말 구입비 등 명목으로 선지급했다.

이에 앞서 최 씨 측근인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는 “박 대통령이 최 씨 딸 정유연(정유라의 개명 전 이름)을 친딸처럼 아낀다”며 삼성 측에 300억원 상당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 전 사장은 특검 조사에서 “박 전무가 ‘최순실 씨 말 한마디가 대통령에게 전달된다’고 했다”며 정유라를 포함해 각 승마종목별 4명의 선수에게 300억원 지원을 요구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박원오가 VIP와 최순실의 친분관계를 언급하는 등 긴박한 상황이라고 생각해 황성수를 독일로 출국하게 했다”며 “요구조건을 들어주지 않으면 삼성에서 하는 일에 고춧가루를 뿌릴까 두려웠다”고 말했다.

yea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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