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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뀐 한반도의 겨울…대설ㆍ한파 줄고 강풍ㆍ풍랑 늘었다
-대설ㆍ한파 줄면서 지난해 재산피해 ‘0’ 원
-기상이변 계속되며 한반도 겨울 바뀌어
-대설 대신 강풍 불면서 산불 위험은 올라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온난화의 영향 때문일까? 겨울철 주요 기상재해로 꼽히던 한파와 대설이 지난해 크게 줄고 강풍과 풍랑이 그 자리를 자치했다. 인명과 재산 피해가 큰 한파와 대설이 줄어들며 지난해 인명 피해는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지만, 강풍이 크게 늘며 겨울철 산불 위험은 점점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5일부터 지난달 15일 사이에 대설특보는 총 133회 발효됐다. 지난 2011년부터 최근 5년까지 평균 발효횟수인 194회와 비교하면 69% 수준에 그친다. 한파 특보도 덩달아 줄어 지난겨울에 한파특보는 총 27회밖에 발효되지 않았다. 최근 5년 평균(74회)의 36% 수준이다. 최근 10년 평균(51회)과 비교해 봐도 절반 정도 수준이다.

겨울철 주요 기상재해로 꼽히던 한파와 대설이 지난해 크게 줄고 강풍과 풍랑이 그 자리를 자치했다. 인명과 재산 피해가 큰 한파와 대설이 줄어들며 지난해 인명 피해는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지만, 강풍이 크게 늘며 겨울철 산불 위험은 점점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헤럴드경제DB]

대설과 한파 특보는 크게 줄었지만, 강풍과 풍랑 특보는 반대로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강풍 특보는 134회, 풍랑 특보는 217회나 발표됐다. 최근 5년 평균과 비교하면 각각 196%와 140% 증가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한파와 대설은 줄고 강풍과 풍랑이 늘어난 배경에 지구 온난화와 기상이변이 있다고 분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난겨울 동안 대륙고기압이 평년보다 약한 모습을 보이면서 추위가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다”며 “강수량도 지난해 12월에는 63.1㎜로 평년의 2배를 넘었지만, 지난 1월과 2월에 강수량이 크게 떨어진데다 일부 지역에만 대설이 집중돼 전국적으로 한파 주의보 발령 횟수가 크게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강풍과 풍랑 특보 증가에 대해서는 “겨울철 내내 저기압과 동풍이 한반도에 계속 영향을 끼쳤다”며 “지난 2011년부터 꾸준하게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겨울철 재해 피해는 보통 강풍이나 풍랑보다는 한파나 대설 때문에 발생한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2006년부터 최근 10년 동안 대설로 인한 재산 피해는 총 2204억5000여만원에 달한다. 강풍(608억원)과 풍랑(706억원)으로 인한 피해를 합친 액수보다도 크다.

그러나 지난겨울에는 한파와 대설이 크게 줄며 인명과 재산 피해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대설로 강원 영동 고속도로가 일부 통제되기도 했었지만, 재산 피해는 전혀 없었다. 국민안전처 관계자는 “제설 과정에서 도로가 일부 통제되고 차량 정체가 있었지만, 직접적인 피해는 없었다”며 “최근 10년 동안 대설과 한파로 인한 평균 피해액이 한 해 300억원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0원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한파와 대설 피해는 줄었지만, 강풍 특보 횟수가 증가하며 산불 위험은 오히려 커졌다. 건조주의보가 계속되는 동해안 지역에 바람까지 강하게 불면서 산불이 번질 가능성도 그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10일에 발생한 강원도 강릉 산불도 초속 7m의 강풍이 불면서 진화에 애를 먹었다. 국민안전처 관계자는 “강원도 산간 지역은 강한 바람 때문에 불씨가 바람을 타고 옮겨 붙는 등 피해가 크다”며 “늦겨울 강원도 산불은 진화도 여럽기 때문에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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