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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의 정치는 ‘머슴’이었다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지난 3월 31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 이재명 성남시장의 연설은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당시 그의 발언에 지지후보를 떠나 경선장은 이 시장의 호흡과 손짓 하나하나에 반응했다. 뜨거웠다. 정치인의 연설이 청중의 가슴을 뜨겁게 달구는 건 흔치 않다.

그의 연설이, 그의 정치가 청중을 울리는 건 역설적이게도 그가 ‘정치인스럽지’ 않아서다. 이 시장은 본인 스스로를 ‘머슴’이라 표현했다. 자타공인 그는 철저히 국민 눈높이에 맞췄다. 억지로 맞추지 않고 개인사부터 치부까지 스스로 공개하며, 또 민감한 현안마다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며 이재명 만의 정치를 구축했다. 

[그래픽디자인:이은경/pony713@heraldcorp.com]

이 시장은 지난 부산 경선 연설에서 ”억강부약이 정치의 역할이며 사명”이라고 했다. 그는 “일체의 기득권으로 자유로운 이재명이 끊임없는 도전으로 흙수저의 한계를 넘어온 실력으로 국민과 손잡고 적폐청산의 역사적 책임을 완수하겠다”고 했다.

또 “이재명을 찾기 위해 위를 보지 마십시오. 거기엔 이재명이 없습니다. 이재명은 여러분 옆에 있습니다. 정치인은 높은 자리에서 국민을 지배하는 자가 아니라 그저 국민에게 고용돼 월급 받고 국민이 맡긴 권한으로 국민을 위해 일할 의무가 주어진 머슴일 뿐”이라고 했다.

이 연설은 ‘이재명 정치’의 축소판이다. 그는 사드 배치, 재벌체제 개혁 등 각종 민감한 현안마다 가장 명확한 입장을 내놨다. 이를 두고 안정감이 부족하다는 반론이 나왔다. 이 시장은 “모호한 입장이 오히려 혼란을 부추긴다”고 응수했다.

이 시장은 ‘사이다’ 정치로 알려졌지만, 면면을 보면 오히려 치밀하다는 분석도 많다. 정치적ㆍ정무적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도 잇따른다. 이 시장은 그 비결을 참모진 등이 아닌 “SNS를 통한 국민 소통”으로 꼽았다. 정치인도 대통령도 국민의 머슴이란 그의 정치철학과 맥이 맞닿아 있다.

이 시장은 대선 유세 기간 운동화를 신고 다녔다. 집무실에서도 운동화를 신었다. 페이스북에 유세 활동을 생중계할 땐 직접 핸드마이크를 들고 나서기도 했다. 캠프나 참모진의 추천이 아닌 이 시장 본인의 결정이었다고 한다.

이 시장이 경선 탈락 후 지지자들 앞에서 밝힌 패배 연설도 화제다. 그는 “이제 시작이다. 우리 모두 가정으로 직장으로 마을로 돌아가 우리가 가진 그 커다란 꿈, 우리 국민이 바라는 새로운 세상에 대한 꿈을 다시 키워서 되돌아오자”고 했다. 또 “첫번째 전투에서 졌지만 거대한 전쟁이 기다리고 있다. 더 큰 제대로 된 전쟁을 준비하자”고도 했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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