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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희정의 정치는 ‘신념’이었다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신념(信念), 굳게 믿는 마음.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대권 도전은 막을 내렸다. 안 지사의 정치는 ‘신념’으로 요약된다. 대연정과 통합 의지는 진보 진영의 강한 반발에 직면했지만, 안 지사는 끝까지 굽히지 않았다. 진영을 떠나 정치적 위기에도 신념을 지켰던 자세엔 호평이 이어진다. ‘정치인 안희정’으로서도 가장 큰 수확이다.

안 지사의 선의, 대연정 제안은 ‘이상론’이란 반발에 부딪혔다. 그 어느 때보다 현 정권에 대한 반감이 극대화된 상황에서 ‘그들’까지 포옹하자는 주장은 좀처럼 인정받지 못했다. “개혁 과제에 동참한다”는 전제는 불가능한 전제란 공세를 받았고, 진보 진영에서조차 그의 제안을 “표를 의식한 전략”이라 비난했다. 특히 안 지사는 진보진영의 공세에 수차례 서운함을 내비쳤다. 


[그래픽디자인:이은경/pony713@heraldcorp.com]

이상론이란 반론이 나왔지만, 사실 그의 제안은 ’현실론’에 가깝다. 93석으로 원내 제2당인 자유한국당을 원천 배제하는 한 그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개혁 과제를 실현할 수 없다는 게 핵심이었다.

거칠게 단순화하면 ‘명분’과 ‘실리’의 선택지다. 국정운영이 힘겹더라도 적폐세력과 명확히 선을 긋는 ‘명분의 정치’를 할 것이냐, 선명한 정치색을 포기하더라도 개혁과제를 실제로 완성할 ‘실리의 정치’를 할 것이냐로 요약된다. 안 지사는 후자를 택했고, 이를 아직 한국정치가 가보지 않은 ‘새로운 정치’라 했다.

결국 안 지사의 제안은 선택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안 지사의 제안 자체가 무의미했다고 속단하긴 이르다. 차기 정부는 여소여대 정국을 피할 수 없고, 결국 이를 어떤 식으로든 돌파해야 한다. 안 지사의 제안이 재조명될 시기다.

안 지사는 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분노의 정치란 현실에서 대화와 타협이란 정치, 그리고 대화를 하려면 적대적인 태도보다 상대 제안을 긍정적으로 존중해 시작해야 한다는 선의 발언까지 두려운 순간들이었다”며 “두려움에 어떻게 서야 할지 배웠다”고 소회를 밝혔다.

선의 발언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며 언론에 아쉬움도 일견 내비쳤다. 그는 “선의 발언 (관련 보도가) 좀 야속하긴 했다”고 털어놨다. 핵심은 그 뒤의 말이었다. “우리 사회에서 논의할 문제라 생각해 그런 것이란 선의로 받아들인다. 제가 악의로 받아들인다면 언론관을 잘못된 것이라 보게 될 것이다. 그래서 난 이 역시 선의로 받아들인다. 그래서 선의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제 말은 맞는 말이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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