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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洪 “우파 단일화” VS 劉 “단일화 없다”
- 입장차 커 보수 후보 단일화 가능성은 희박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4자 필승론’을 앞세워 보수 대통합에 주력하고 있다. 보수 대통합의 상대인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는 단일화가 불가하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전제로 한 4자 구도에서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는 홍 후보로서는 보수 후보 단일화가 성사되지 않으면 향후 대선 구상에 수정이 불가피하다.

홍 후보는 전날 당 사무처 월례조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4자 구도에 무게를 실으면서 “그렇게 되면 우파가 ‘4자 필승론’에 근거해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다. 유권자의 35∼40%는 우파라는 게 필승론의 근거다.


홍 후보는 4일 KBS라디오에 출연해서도 “4자 구도로 끝까지 치러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고말해 바른정당과는 어떤 식으로든 후보를 단일화한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바른정당을 향한 홍 후보의 화법도 다소 누그러졌다. 주말까지만 해도 ‘제2의 이정희’, ‘응석받이 어린이’에 비유하며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 수위 높은 신경전을 벌이던 홍 후보는 자신을 ‘무자격 후보’라는 유 후보가 공격한데 대해 이날 라디오에서 “여기에 대꾸하지 않는다”며 “우리가 큰집이고 큰형님인데 동생이 대든다고 해서 뭐라고 할 수 있나”고 답했다.

전날 당 사무처 월례조회에서도 “바른정당을 절대 욕하지 말라”며 “대선이라면 적도 끌어안을 수 있어야 하고 하물며 같은 동지끼리인데 일시적 감정으로 헤어졌다고 욕을 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반면 국민의당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민의당은 호남을 근거로 해서 민주당에서 떨어져 나온 서자 정당”이라고 평가했다. 전날 열린 한국지역언론인클럽 초청 후보자 인터뷰에서는 “결국 국민의당은 선거 전후로 민주당에 흡수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가 경선 흥행에 힘입어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양강 구도를 노리는 데 대한 견제이자 안 전 대표로 보수층이 이탈할 가능성을 막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유 후보는 한국당과의 후보 단일화 논의에 연일 원칙론을 내세워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유 후보는 4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성완종 리스트’에 따른 불법정치자금 수수혐의로 대법원 판결을 남겨둔 한국당 홍준표 후보에 대해 “아예 대선후보로 자격이 없다”며 “그런 자격 없는 후보와 단일화를 생각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전날 대구 서문시장 유세에서도 홍 후보의 출마를 ‘방탄출마’라고 비판하며 “스스로 자진사퇴하는 것만이 정상적인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애초 유 후보의 맹공을 두고 앞으로 있을 단일화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공세가 계속되고 차츰 강도도 높아지면서 유 후보가 대선 완주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유 후보 캠프 측은 홍 후보가 최근 바른정당과 유 후보를 향해 “한국당으로 돌아오라”며 사실상 유 후보의 ‘백기투항’을 요구한 데 대해 격앙된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유 후보 측의 한 관계자는 “바른정당을 창당해 여기까지 왔는데 다시 한국당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며 “바른정당이 한국 정치 지형에서 제대로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라도 유 후보를 중심으로 대선을 완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내부에서는 낮은 지지율로 인해 이번 대선 뿐 아니라 내년 지방선거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내지 못하면 정당으로서 존립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그러나 친박(친박근혜) 청산이라는 명분도 도외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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