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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지영, “창궐한 ‘악’을 주제로 소설 집필 중”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제가 올해로 데뷔한 지 30년째 되는 해입니다. 소설과 에세이를 합쳐 서른 권을 냈는데, 전체를 관통하는 건, 상처받은 것들, 약한 것들, 여린 것들에 대한 지지와 연민이 아니었을까 생각해요.”
소설가 공지영이 3일 프레스센터에서 13년만에 낸 소설집 ‘할머니는 죽지 않는다’ 출간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소설가로서의 서른 해를 이렇게 돌아봤다.

2011년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맨발로 글목을 돌다’를 비롯, 2000년 이후 발표한 단편을 모은 ‘할머니는~’ 역시, 여린 것들로부터 에너지를 취하며 화석화된 생명을 이어가는 표제작을 비롯, 주변을 챙기다 내 것을 점점 잃어가며 밑바닥 생활을 이어가는 ‘부활무렵’ 등 여린 것, 약한 것들의 이야기가 주류를 이룬다.


공 씨는 “오래 전에 쓴 것들을 이번에 다시 보면서 ‘내가 이렇게 바닥으로 내려갔었나’ 놀라기도 했다”며, “아직도 굴곡진 모퉁이를 돌고 있는 사람들이 책을 통해 치유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 자신 문학의 치유의 힘의 수혜자라는 것.

단편소설은 장편 속에 담아내지 않았던 편린들, 번뜩이는 아이디어, 주변에서 들은 이야기들이 모티브가 됐다. 표제작 ‘할머니는 죽지 않는다’는 어떤 자리에서 우연찮게 들은 얘기를 우화에 가깝게 쓴 작품으로 공 씨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부활무렵’은 18년간 집안 일을 봐준 아주머니의 경험담에 기대 쓴 작품이다.

작가는 이번 작품들을 다시 읽어보면서 단편을 좀 더 써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더 짧게 쓰고 싶어요. 저의 마지막 꿈이 동화작가가 되는 겁니다. 우화와 상징으로 가득찬 작품을 써보려 해요.”

공 씨는 최근 한달간 페이스북을 끊고 있는 상태에 대해서도 들려줬다.
“페이스북을 끊고 있는데 오히려 글쓰기의 효과가 떨어지는 것 같더라고요. 저는 실제 상황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가에 관심이 많은데, 저잣거리에서 듣는 목소리 같은 역할을 SNS가 하는 것 같습니다. 제맘에 들지 않는 사람들이라도 주의깊게 관찰하면 현장 취재하는 이점이 있고요.”

공 씨는 현재 ‘해리’란 제목의 장편소설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해리’는 주인공 이름이자 인격장애의 해리이기도 하다. 그는 악을 다루는 소설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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