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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인양] “꼭 돌아와 주세요, 따뜻한 봄날에”…목포신항 물들인 노란 추모물결
-가족ㆍ연인등 추모 발걸음
-3000개 노란 리본 일찌감치 동나


[헤럴드경제(목포)=이현정ㆍ박로명 기자] “꼭 돌아와 주세요 따뜻한 봄날에.” “자식잃은 부모의 찢겨진 가슴을 무엇으로 채우겠습니까?”

2일 세월호가 다다른 목포 신항에 수많은 추모객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추모객들의 단 노란 리본은 100여m가 넘는 철책길을 가득 메웠다. 수많은 추모객이 몰리면서 수천 개의 노란색 추모 리본은 일찌감치 동이 났다. 가족들과 목포지역 추모단체가 3000여 개 이상의 리본을 준비했으나 불과 이틀 만에 동났다. 추모단체는 급히 추가로 리본 마련에 나서기도 했다.

시민들은 목포 신항 북문 쪽 철책길 먼발치에서 옆으로 눕혀진 세월호을 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광주에서 온 고등학생 윤모(17) 양은 “직접 세월호를 보니 먹먹한 마음 뿐”이라며 “부식된 세월호가 빨리 인양될 수도 있었는데 왜 이렇게 유가족들을 힘들게 기다리게 했는지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이어 “하루 빨리 9명의 미수습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2일 세월호가 다다른 목포 신항에 수많은 추모객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박로명 기자 dodo/@heraldcorp.com

대학생 김영완(24) 씨는 ”세월호 희생자들이 살아있다면 내 또래나 후배였을텐데 많이 안타깝다”며 “세월호를 실제로 보니까 분위기도 무겁고 생각했던 것보다도 부식돼서 착잡하다”고 했다.

외국인들의 추모행렬도 이어졌다.

출장 차 광주를 방문한 독일인 스티븐 하임버거(38) 씨는 세월호 도착 소식에 주말을 맞아 목포를 찾았다.

하임버거 씨는 “3년 전 뉴스를 통해 사고 소식을 접하고 충격을 먹었는데 직접 세월호를 보니 마음이 훨씬 아프다”며 “수백명의 아이들을 사진을 보니 가슴이 미어진다”고 했다. 이어 “참사의 원인이 정확히 대체 무엇인지 궁금하다”며 “선장만의 잘못인지 다른원인도 있는 것인지 참사 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전했다.

목포 신항 인근에 위치한 기업에 다니는 네팔인 산주 자이르(28) 씨도 휴일을 맞아 신항을 찾아 추모행렬에 동참했다.

2년 전부터 목포에서 근무 중인 자이르 씨는 “3년 만에 떠오른 세월호를 보니 마음이 찢어진다”며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어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지만 그래도 지금이라도 세월호가 인양돼 다행인 것 같다”고 했다.

계속되는 노란 추모행렬 속에 추모행사도 이어졌다.

이날 오후 3시께 시민들은 추모 메시지가 적힌 우산을 펼쳐 “사람 먼저 보고싶다” 라는 글씨를 만들어 추모 분위기에 동참했다. 이후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 100여명이 세월호가 보이는 철책길까지 일렬로 행진했다. 길게 줄을 선 시민들은 순서대로 철책길에 노란 리본을 달았다. 시민들은 각자 자기 차례가 올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상처로 휘갈켜진 세월호를 조용히 응시했다.

한편, 목포 신항 북문에는 현재 세월호 유가족 50여 명이 천막 농성하며 미수습자 수습, 선체조사 참여,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신항 내 임시 가족 시설에서 자리를 잡은 미수습자 가족들은 철창 안에서 가족을 기다리는 상황이 답답해 신항 밖에 컨테이너에 추가로 임시 숙소를 마련 중이다. 목포 신항 철책길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가 ‘미수습자 수습 발원’ 기도법당을 차렸고, 조만간 유가족과 논의해 임시분향소도 설치될 전망이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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