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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경제는 지금 ‘변화의 성장통’…20년을 보면 ‘꽃길’이다
-英 경제분석가 제러드 라이언스
-브렉시트, 거대한 전환의 한 현상
-세계경제 흐름 바꾸는 핵심 동력
-중국·무역·인구·소비·도시화…


44년간 한솥밥을 먹었던 영국이 지난 29일 브렉시트를 공식 통보했다. 상품·서비스·자본 정치·국방·치안·국경 문제 등 EU 제반 규정을 놓고 긴 이혼협상에 들어가지만 이는 비단 유럽 각국에만 해당되는 문제는 아니다. 한국도 브렉시트 영국과 새로운 관계 모색이 불가피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세계적인 경제분석가이자 보리스 존슨 현 외무장관이 브렉시트를 이끄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제러드 라이언스는 ‘거대한 전환’(골든어페어) 한국어판 서문에서 “영국의 (브렉시트)국민투표는 글로벌 영국과 변화에 저항하는 고립된 유럽연합 간 차이를 보여주는 사건으로 기억될지도 모른다”고 그 중요성을 피력했다. 그는 향후 유로존의 붕괴까지 점쳤다. 


세계 경제변수로 떠오른 브렉시트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은 저자에 따르면, 거대한 전환의 한 현상일 뿐이다.

저자는 지금 세계경제를 거대한 전환기로 본다. 그 계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다. 신자유주의에 대한 신뢰가 깨지면서 정부의 역할, 글로벌 기구와 정책의 역할, 사회시스템 전반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저자는 이 거대한 흐름을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중국, 무역, 신기술, 인구, 소비, 도시화 등 여섯 가지를 꼽는다. 이들은 경제와 금융, 소프트파워, 하드파워, 글로벌 시스템과 정책이라는 네 영역에서 변화를 일궈내고 있다. 저자는 책에서 변화를 겪고 있는 세계 경제를 지난 30년간 금융의 중심지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진단한 뒤, 향후 20년간 세계경제가 어떻게 바뀔 지 전망을 이어간다.

저자는 우선 세계경제의 흐름을 매우 낙관적으로 전망한다. “전세계적으로 단기적인 불확실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변화가 일어날 뿐 아니라 그러한 변화를 통해 세계경제가 상당한 발전을 이루리라라고 생각할 근거는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경제학자들은 이런 사실을 감추고 경제가 나쁘다고 호들갑을 떠는 것일까? 저자의 대답은 금융위기 학습탓이다.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 워낙 낙관론을 펼치다 당했기 때문에 몸을 사린다는 얘기다. 따라서 각국은 세계경제가 더욱 강력하게 성장할 때를 대비해야 한다는게 저자의 주장이다.


“영국과 미국 유권자들의 선택은 변화를 향한 사람들의 요구를 보여주는사건이다. 어쩌면 혁명의 시작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여기서 이처럼 변화하는 세계경제에서 성공하려면 어떤 포지셔닝 전략을 펼쳐야 할 지 질문해야 한다. 이는 한국이 직면한 문제다.”(‘거대한 전환’에서)

라이언스의 전망은 이전 미래학자들과 좀 차이가 난다.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향후 달러화와 유로화의 경우, 저자는 주요 기축통화로서의 달러화의 입지는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본다. 이와함께 다수의 화폐가 세계 무역과 투자의 흐름을 형성이란 전망이다. 세계적으로 저축과 투자 흐름이 증가하는 현상도 화폐사용의 다양성을 촉진하는 요인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투자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며, 그에 따라 많은 자금이 신흥국으로 흘러가리라고본다. 따라서 신흥국의 경우 인플레이션 없이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대비책이 필요하다.

저자는 또한 중국이 언젠가는 거쳐야 할 경제개혁의 일환으로서 자본에 대한 통제를 완화할 필요성을 제시한다. 중국 자본이 해외 자산을 구입하는데 자유롭게 이동할 경우 거대한 변화가 예상된다.

2014년에 쓴 저작이어서 북한의 핵무기나 중국의 사드반발, 미중 관계의 냉각 등 변화를 담아내지 못했지만 라이어스의 통찰은 큰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특히 세계경제를 움직이는 네 가지 영역의 하나인 하드파워에 대한 통찰은 새겨들을 만 하다. 그는 하드파워의 변화가 전후시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데리고 갈 가능성이 크다며, 하드파워는 미국과 유럽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은 초강대국의 지위를 놓치지 않을 것이며, 이런 하드파워를 토대로 세계 무역의 요충지인 말라카 해협이나 호르무즈 해협과 같은 관문이 지속적으로 개방된 상태를 유지하도록 지원할 것으로 본다. 냉전시대와 마찬가지로 월등한 군사력은 과학과 기술 발전에 있어서 미국이 최전선에 머물도록 기여할 것이란 진단이다.

중국은 아시아에서 지역강국으로 입지를 굳힐 기회를 노리고 있는데, 저자는 자유시장을 옹호하는 방책만이 경제적 성과를 내는 가장 중요한 방법임을 상기시킨다.

책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 중 하나는 세계경제를 전환시키고 있는 새로운 산업혁명에 대한 이야기다. 바로 4차 산업혁명으로, 저자는 이를 5차 산업혁명이라 지칭했다. 유전학과 생명과학, 즐기세포 연구, 인공지능, 로봇공학, 녹색혁명은 물론 바이오기술, 나노기술, 3D프린터 등 놀라울 만한 기술적 진전을 포괄한다. 저자는 이들 영역은 각각 그 자체로도 중요하지만 집합적으로 작용했을 때 국제 비즈니스와 경제전망에 심도 있는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 이런 혁신과 산업혁명의 선두주자는 미국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많은 국가들도 그런 움직임에 합류하고 있다.

한국독자들을 위한 ‘한국어판 서문’에는 한반도 사드 배치를 놓고 미국과 중국간 긴장이 깊어지고 있는 현실에 대한 전망 및 금리인상에 대한 조언 등도 들어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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