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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권사 보유 채권규모 지난해 175조원, 금리 리스크 확대 부정적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국내 증권사들의 지난해 채권 보유 규모가 전체 자산의 절반에 달하는 175조원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연내 금리인상을 2차례 더 예고하고 있어 금리인상 압박에 따른 채권평가손실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30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말 국내 증권사들이 보유한 채권규모는 총 175조원에 이른다. 2012년 3월말 103조원과 비교하면 약 70%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연평균 증가율로 보면 11% 수준이다.

채권이 이들 증권사들의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같은 기간 45%에서 50%로 상승했다.

채권보유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는 파생결합증권과 환매조건부채권(RP)이 꼽히고 있다. 중금리 상품에 대한 투자수요가 증가하면서 파생결합증권 발행이 증가했고,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부동자금이 안전자산인 증권사 RP투자(대고객 RP)로 이어졌으며, 저금리 상황속에 채권수익률 제고를 위한 기관간 RP 활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채권비중이 높아지고 올 들어서는 Fed의 금리인상 속도가 전보다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증권사들의 금리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014년 8월~2016년 6월 중 국내 기준금리가 5차례 인하(2.5%→1.25%)되면서 채권비중이 높은 증권사들에게 우호적인 사업환경이 조성됐다”며 “그러나, 2016년 11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시중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는 등 금리 변동성이 확대됐고, 2017년 금리전망도 시중금리 상승에 무게가 실리면서 증권사 채권운용 관련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기준금리 변동에 관계없이 시중금리는 상승하게 되며, 이 경우 증권사들은 채권평가손실이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자료=나이스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시중금리(국고채 3년물 기준)가 0.1% 상승할 경우 국내 증권사 채권평가손실액은 991억원(합산기준)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증권사 전체 세전이익(합병 등 일회성 비용 조정후 기준)의 약 4%에 해당하는 것으로, 대형사는 653억원, 중대형사는 100억원, 중소형사는 238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채권 시중금리가 크게 올랐던 시기는 테이퍼링(양적완화 점진적 축소)이 가시화된 2013년 6월 버냉키 쇼크 당시와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 시기다.

2013년 6월 한 달 동안 3년물 국고채 금리 상승폭은 36bp(1bp=0.01%)였으며 지난해 11월은 41bp였다. 연간 기준으로는 2013년이 68bp, 지난해가 61bp였다.

버냉키 쇼크(2013년 4~6월) 당시 증권사 채권손실은 3668억원, 트럼프 당선 당시(지난해 10~12월)는 1745억원으로 추산됐다. 2013년과 2016년 한 해 채권손실은 각각 6000억~7000억원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자기자본 대비 채권비중이 500%를 초과할 경우 금리리스크 노출 정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삼성증권, 하나금융투자, 신영증권, HMC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SK 증권 등 6개사를 금리 리스크가 높은 회사들로 꼽았다.

다만 최근 금리 위험 확대로 증권사들의 채권 보유액이 줄어들고 있으며 지난해 11월 시장금리의 상승으로 채권보유 규모는 지난해 9월말 183조4000억원에서 연말 약 9조원 가량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올해 미국의 추가금리 인상 가능성, 신흥국 경기침체 위험, 주요 국가별 정치적 리스크 증가 등으로 시중금리 상승 압력이 확대되면서 증권사 대부분이 보수적 채권운용전략(채권규모 및 듀레이션 축소)을 취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증권사 보유채권의 경우 신용등급이 대부분AA- 이상이므로 신용위험은 매우 낮다”고 판단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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